엄마 젖가슴에 손을 얹고서 잠이 들던 시절이 지나갈 즈음 앞마당에서 푸르던 월계나무 이파리 뚝뚝 따서 채운 색깔 고운 베갯잇에서 묻어나던 생 이파리 아파서 고래고래 소리치는 향기에 취해 잠들던 시절이 있었다
머리에 흰 서리가 내리는 나이가 되어 돌이켜 생각하면
엄마 살냄새나 월계나무 향기가 모두 좋은 기억으로 남았지만 비릿한 슬픔이 배어 있기는 마찬가지로 잠을 깨면 언제나 베갯잇이 축축하게 젖어 있어 항상 까닭 모를 낙루(落淚)가 부끄러웠던 것이다
지금도 봄이 오면 마음이 서러운 까닭은 젖가슴을 내어주던 엄마가 계시지 않고 월계나무 향기에 취해 잠들었던 시절을 잊지 못하기 때문으로 봄꽃향기 진동할 때 내 마음에 서러움이 짙어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