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초에 하늘이 열리고
땅이 솟아오르고
생명이 깃드는 모든 일은
장구한 우주의 역사에서는
한순간에 일어난 것이다
생명이 자리 잡고 자라는 일이
한순간에 벌어진 사건이듯
생명의 불꽃이 꺼지는 일도
눈 깜짝할 사이에 일어난다
조금은 허망한 생각이지만
한순간에 내리는 폭우가
숱한 사람의 생명을 앗아가는
현실 앞에서는 모든 가치가
의미가 없어 보이기도 한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희망을 꿈꾸던 보금자리와
희망을 나르던 길에서
거대한 절망이 다가와
한순간에 희망을 덮어 버렸다
사람의 일이 한순간이지만
한순간의 눈 깜짝할 사이가
너무도 깊고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