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바람이었다
지난 시간도,
그 시간에 휩쓸려
흘러가는 마음까지도
길 떠난 바람이었다
길이 무너지는 해 저물녘
더불어 무너지는 마음에
아픈 칼바람이 스치고
소름처럼 돋아나는
철 지난 시간의 기억들
속에
봄이 있었다, 훈훈한
봄바람이 불었다
수 세기가 지난 듯
오랜 시간 동안
꽃은 피고 지고
다시 피고 지고
그렇게
씁쓸했던 사랑을 닮은
봄이 있었다
그때
불었던 봄바람이
해묵은 시간의 지린내인지
봄꽃 향기인지를
나르며, 지금도
마음을 헤집고 있다
예나 지금도
모두가 바람이었다
삶이 죄다 떠다니는 바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