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기척도 없이 왔다가
세상을 붉게 물들이면서
잠시 머물던 지상을 떠나갈 터
따라서 길을 나서지 못하는
마음도 괜스레 뒤숭숭할 터
마음을 핑계 삼아 소주잔을 기울이며
끝물로 전어회를 무쳐 먹는 하루
입 안으로 번지는 만산홍엽(滿山紅葉),
가을이 한창이다
내가 가을이다
죽는 날까지 자유로운 영혼이고 싶은 낭만주의자, 사회주의자, 그리고 하나님을 바라보는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