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백한 끝
눈물을 뚝뚝 떨구며 그만 만나자는 말 정말이냐고, 터지는 울음 속에 내뱉는 나에게 의미없는 잡음같은 표정으로 당황스럽다는듯 너는 말한다.
너랑 만났던 건 뭐... 일종의 봉사활동 같은 거야. 널 여자친구로 생각했던 적은 없었어. 가끔은 나도 좋았지만.. 울지마. 그럼 내가 미안해지는데..
이윽고 이어진 침묵 속에 너는
나 갈게. 잘 지내라.
그 말만을 남기고 떠난다.
아직도 귀에 이명처럼 번지는 소리가 있다.
내 귀에 영원히 남은 유리 조각.
잘 지내라. 잘 지내라. 잘 지내라..
그런 순간에는 어쩔 도리가 없다.
귀를 막고 주저 앉는 수 밖에.
네 봉사 활동은 실패야. 나는 아직도 폐허야.
어쩌면 앞으로도 계속. 그러니까,
돌아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