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언할 수 없는 것들
조용한 기분이 들 때면 늘 알지 못하는 사람에 대한 그리움에 사로잡혔다. 그 그리움에 이름 붙이기 위해서 나는 연애를 했다. 그러나 그도 잠깐뿐. 나는 늘 대상조차 알 수 없는 그리움에 시달렸다.
먼 전생의 사람을 기다리듯이, 길을 가다가도 주저 앉아 울고 싶었다. 그러면 그 누군가가 가만히 다가와 어깨에 손을 올릴 것 같았다. 우진에게 손을 잡힌 이수처럼, 누군가 다가와 먼저 아는 척 해주어야 웃을 수 있는 날들.
그렇기에 나는 얼굴도 본 적 없는 사람을 이토록 그리워 하는가. 주저앉은 내 어깨에는 언제쯤 전생의 손이 놓아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