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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효희 Feb 14. 2016

Meet me in Montauk

The eternal sunshine of spotless mind

영화를 다 보고 나니 극장 전체에서 우는 사람은 나 밖에 없었다. 그래서 찔끔찔끔 자꾸만 나오는 눈물을 참았다. 체한 기분이었다. 왜 안 울지? 왜 나만 울고 있었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영원히 모르겠지.


나는 C같은 사람이었을까? 제멋대로이고 가끔 멍청하기도 하고 그러나 하고싶은 일은 충동적으로라도 하고마는 그런 사람이었을까? 겉보기엔 늘 에너지 넘치고 반짝거리고 미쳤나 싶을 정도로 의욕적이지만 보고있으면 웃음이 나는. 그치만 오래 보고 있으면 가장 안 쪽, 어둡고 축축한 바닥까지 보이는 그런 사람이었을까?


예쁘고 싶어서 안달이었던 과거가 있다. 못난이 인형을 들고 제발 좀 예뻐지라고, 네가 예뻐지면 나에게도 희망이 있는 거 아니냐고 윽박지르던 C처럼. 여전히 예쁘다, 사랑한다, 그런 말에는 좀처럼 단단할 수가 없다.


망한걸까. 내 인생은 망했어, 그런 생각을 자주한다. 그렇다고 그게 싫은 건 아니지만. 이렇게 망한 나라도 끝까지 예뻐해줄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I'm just a fucked-up girl who's looking for my own peace of mind" 라고 말해도 "Okay"라고 말해줄 사람. 그럼 좀 나을까.


아직도 그게 해피엔딩인지 새드엔딩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아무튼, 잘 지냈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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