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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잔잔한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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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잔잔 Jan 26. 2023

횡단보도

                         횡단보도

                                           

                                                                             잔잔


그저

눈이 마주쳤다


나는 이쪽에 있고,

당신은 저쪽에 있다


무해한 시선이 머물러

당신은 하릴없이 나의 눈동자에 담겼다


내가 담은 당신을

그저 피하지 않은 당신을

나는 어찌하지 못했다


당신이 보는 세상을

나는 알지 못해

밤과 같은 시간이 흘렀다


점멸하는 불빛 속에

가쁜 걸음을 걸어내며

마주한 당신의 눈에는

이른 봄이 담겨있다


이제

당신은 이쪽에 있고

나는 저쪽에 있다


조용히 당신의 밤에 손을 포개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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