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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잔잔 Feb 20. 2023

"지난번엔 사람이기 때문에,
 이번엔 늑대라서"

The Jungle Book by Rudyard Kipling

"지난번엔 사람이기 때문에, 이번엔 늑대라서"

무리에서 쫓겨난 모글리의 외침이 흑백세상에 대한 물음표를 던집니다.


잔잔한 영어책 그 두 번째 이야기,

러디어드 키플링의 단편 소설집

'정글북 (The Jungle Book)'니다.


 [ CONTENTS ]


 Mowgli's Brother

 - Hunting-Song of the Seeonee Pack

 Kaa's Hunting

 - Road-Song of the Bandar-log

 'Tiger! Tiger!'

 - Mowgli's Song

 The White Seal

- Lukannon

 'Rikki-Tikki-Tavi'

 - Darzee's Chaunt

 Toomai of the Elephants

 - Shiv and the Grasshopper

 Her Majesty's Servants

 - Parade-Song of the Camp-Animals





[ 잔잔한 문장 ]

※ 주관적 해석으로 잔잔한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Feet that make no noise; eyes that can see in the dark; ears that can hear the winds in their lairs, and sharp white teeth, all these things are the marks of our brothers except Tabaqui the Jackal and the Hyana, whom we hate.

(소리 없는 발걸음, 어둠을 볼 수 있는 눈, 바람 소리를 듣는 귀, 날카로운 하얀 이빨, 이런 모든 것들이 우리 형제임을 나타낸다. 우리가 증오하는 자칼 타바키와 하이에나를 제외하고.)


- 모글리에게 정글의 법칙을 가르치는 발루의 말이다. 그의 말속엔 물성 그대로가 아닌 그것이 지닌 특성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발루가 말하는 발걸음, 눈, 귀, 이빨은 '적과 먹이를 향한 조심스러운 움직임, 어둠 속에서도 상대를 파악할 수 있는 예리함, 미세한 바람의 변화를 알아차릴 수 있는 집중력, 언제든 상대에게 치명타를 입힐 수 있도록 준비된 공격력'을 의미한다. 인간의 새끼로 태어나 늑대의 일원으로 살아가는 모글리는 형제들보다 훨씬 많은 것을 배워야 하는 타고난 물성이 약한 존재이다. 그런 모글리를 사랑하는 스승 발루의 이러한 가르침은, 모글리가 정글의 일원으로 자라나는데 '네가 가진 물성보다 너의 특성이 더 중요하다'는 깊은 메시지를 전하는 것 같아 인상 깊었다.



None of the Jungle People like being disturbed, and all are very ready to fly at an intruder.

(정글의 모든 가족은 방해받는 것을 싫어해서 방해꾼에게 바로 뛰어들 준비가 되어 있다.)


- 정글의 동물들은 그들 고유의 법칙대로 살아가며 그것을 방해하는 상대는 그 순간의 적이 될 뿐이다. 정글에서의 삶을 보여줄 수 있는 단순하고 정확한 표현이 마음에 든다.



"it is true what Hathi, the wild Elephant, says: To each his own fear"

("야생 코끼리 하티의 말이 맞아: 저마다 두려움이 따로 있다고")


- 원숭이 떼에게 납치된 모글리를 구하기 위한 방법을 고심하던 발루가 야생 코끼리 하티의 말을 기억해 낸다. 발루는 원숭이 떼에게 가장 두려운 존재는 비단구렁이 카야임을 깨닫고 카야를 찾아가 모글리를 구하기 위해 함께 싸워줄 것을 부탁한다. '적의 적은 나의 친구'라는 말이 있다. 생존이 곧 삶의 목표가 되는 정글에서 상대의 두려움이 무엇인지 아는 것, 그것을 무기로 상대와 맞서는 것은 자신의 생명을 지켜낼 수 있는 회심의 반격이 될 것이다. 이는 비단 상대와의 싸움에서 뿐만 아니라, 나 자신과 맞서야 하는 순간에도 '지금 내가 가장 두려운 것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통해 중요한 가치를 지켜낼 수 있는 회심의 반격이 될 수 있을 것이다.



"Again? Last time it was because I was a man. This time it is because I am a wolf."

("또? 지난번엔 내가 사람이기 때문에 추방됐어. 이번에 내가 늑대라서 라니")


- 마을에 들어가 그들의 언어와 문화를 배우고 익혀 함께 살아가고자 노력했던 모글리는 시아칸과의 마지막 결투를 치르게 된다. 그 과정에서 모글리의 명령을 따르는 늑대 무리를 보고 공포심을 느낀 불데오의 말에 동요된 마을사람들은 모글리를 '요사스러운 마법을 부리는 놈! 늑대의 자식! 정글의 악령!'이라 칭하며 마을에서 쫓아낸다. 마을에서 추방당하며 모글리가 뱉어낸 외마디 비명과 같은 말이 와닿았다. 온전한 늑대의 일원도, 인간의 일원도 될 수 없는 모글리의 외로움이 절절하게 느껴지는 문장이었다.



 'Man Pack and Wolf Pack have cast me out, ' said Mowgli. 'Now I will hunt alone in the jungle.'

('인간 무리와 늑대 무리가 나를 내쫓았어'. 모글리가 말했다. '나는 이제 정글에서 혼자 사냥할 거야.')


- 모글리가 네 마리의 늑대 형제들과 함께 늑대 무리를 떠나며 남긴 말이다. 무리의 일원이 되기 위해 그 누구보다 많은 노력이 필요했고, 또 그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했지만 결국 그 어느 곳에도 속할 수 없었던 모글리. 아이러니하게도 모글리는 그 어느 것도 선택한 적이 없다. 아기의 몸으로 정글의 숲 속에 내던져졌을 때도, 아이의 몸으로 마을에서 살게 됐을 때에도 그저 자신이 처한 환경과 상황에 최선을 다해 적응하려 노력했을 뿐 모글리가 자발적인 동기에 의해 선택한 삶은 아니었다. 인간 무리와 늑대 무리에서 배척당하면서 모글리는 그 어느 곳도 자신이 있을 곳은 아니라는 결론에 이르렀고, 비로소 그 어느 곳에도 속하지 않 독립적인 삶을 선택한다. 선택지 안의 답이 아닌, 시험지 밖의 삶을 선택한 모글리의 삶을 응원하게 되는 대목이었다.




[ 잔잔한 별점 ] ★★★★


모두가 아는 이야기.

그럼에도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모글리의 삶이 나를 닮은 것 같아 귀 기울이게 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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