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개성이 있다. 똑같은 사람은 없다. 쌍동이조차도 비슷할지언정 같은 건 아니다. 그런데 자기분열하여 복제되는 대장균도 개성이 있다면 믿을 수 있겠는가?
대장균의 체력을 측정하던 과학자들은 일부 대장균들이 다른 대장균보다 두 배나 빠르다는 사실을 관찰했다. 유전적으로 동일한 클론들의 군체에서 일부 대장균들은 자신의 표면에 끈적한 털을 만들고 일부는 만들지 않는다. 빠르게 성장하는 군체에서 일부 대장균은 성장을 멈추고 가사 상태에 접어든다. 어떤 클론들은 유당(락토스)을 좋아하고 다른 클론들은 이를 싫어한다. 이와 같은 유당에 대한 취향 차이는 1957년에 최초로 밝혀졌다. 아론 노빅과 밀턴 와이너는 각 대장균이 락토스에 반응하는 방식을 관찰했다. 락토스에 열광적인 대장균이 있는 반면 전혀 반응하지 않는 대장균도 있었다. 각각의 후손들도 마찬가지로 행동했다. 락토스의 양을 꾸준히 늘려가자 어느 순간 갑자기 열정적인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일단 열정적인 상태가 되면 다시 이전 상태로 돌아가지 않는다. 유전적으로 동일한 대장균이 같은 양의 락토스에 다르게 반응하는 이유는 서로 다른 역사를 갖기 때문이다. 노빅과 와이너는 유산(legacy)이 유전(heredity)에 우선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2002년 텍사스의 과학자들은 고양이의 유전자를 사용해서 클론 고양이를 만들었다. 그러나 클론 고양이는 완전히 똑같지 않았다. 성격도 달랐고, 털 색깔도 달랐으며 더 날씬했다. 일란성 쌍둥이라 할지라도 각자의 생활습관에 따라 다른 인생을 살게 마련이다. 수명도 다르다. 샴쌍동이는 몸이 붙은 쌍동이를 말한다. 처음 발견된 이 사람들은 태국의 옛이름을 따서 샴쌍동이라 부르게 되었는데 이들 형제는 각자 부인도 따로 두었고 64세까지 살았다. 분리수술은 매우 위험해서 거의 성공사례가 희박하다. 장기를 공유하기 때문에 어느 한 쪽은 분리된 후 죽게 되기 십상이다. 미국의 여성 샴쌍동이는 몸은 하나이고 머리가 둘인데 극장은 표를 두 장 끊고 비행기는 한 장만 끊는다고 한다. 각자 운전면허를 땄는데 몸의 왼쪽과 오른쪽은 서로 통제할 수 없어 협동운전을 해야 한다고 한다. 교사 자격증도 각자 따서 취직을 했는데 월급은 1인분만 받는다고 한다. 세상은 참으로 오묘하다.
PS: 하나의 몸에 다른 인격이 존재하는 다중인격은 1994년 해리성 정체성 장애라는 용어로 개칭되었다. 생각하면 할수록 신비한 현상인데 지킬과 하이드가 고전적인 소설이고 다중인격을 다룬 무수히 많은 소설과 영화들이 있다. 빌리 밀리건이라는 사람처럼 여러 건의 범죄를 저지르고도 다중인격이 인정되어 무죄판결을 받은 사례도 있다.
<마이크로코즘> 칼 짐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