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랄 맞은 내 인생, 개똥처럼 흔적은 남네

나도 개똥이 거기에 있는지 몰랐어요...

by 잉여인간

2. Ode to my family (5)


올해도 이제 이틀만 남겨둔 채 그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10년 넘게 컨설턴트라는 직업을 영위하면서 연말에는 각종 보고로 정신없이 보내다 보니

항상 연말에는 정신적으로 조금 지친다는 느낌이 든다.

올해도 마찬가지로 진행 중인 연구용역과 프로젝트의 보고를 준비하다 보니

브런치에 글을 쓰는 것도 버겁게 느껴졌다.

지난주 보고를 마치고 미뤘던 글을 써야겠다고 마음먹었지만

이제야 한 편의 글을 쓰고 있으니 새삼 꾸준히 글을 연재하는 작가들이 대단하다는 생각뿐이다.


얼마 남지 않은 올해를 뒤돌아보면 부루마불처럼 1년의 시간을 한 바퀴 돌았다는 느낌이다.

처음 시작할 때는 부루마불의 모든 칸에 내 건물을 세우겠다는 야심을 가지지만

무인도에도 빠져서 몇 타임 쉬고, 남의 칸에 걸려 각종 통행세도 주고,

뜻하지 않은 곳을 구입하여 빌딩도 세우지만 비용대비 수익이 나지 않은 때도 있는 등

게임이 내 마음대로 되지 않은 경우가 많지만

어떻게든 끝이 난다는 점에서 한 해 살아가는 게 부루마불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올해 시작할 때 새로운 일에 도전도 해보고, 틈틈이 운동도 하고,

여러 사람들도 만나봐야겠다는 등의 계획을 세웠지만 계획대로 살아간 것도 아니고

좌절과 약간의 희망도 맛본 일 년을 보냈다고 생각한다.

결국엔 올해도 마무리 지으면서 새로운 해를 바라보는 시간에 도달했으니

그래도 살아남아 힘들었던 일 년을 보냈다는 점에 감사할 따름이다.


지난주에는 동생이 남은 연차를 소진하는 덕분에 가족들과 거의 매일 저녁 외식을 했었다.

저녁을 먹으며 올해 있었던 일들을 생각하면 나뿐만 아니라 가족들 사이에도 부침이 있었지만

그래도 한 해를 마무리하며 같이 저녁을 먹고 있다는 점에

평소와 다를 바 없는 저녁 외식이었어도 새삼 고마움을 느꼈다.

얼굴 붉히는 일도 있었고, 서로에게 실망하는 일도 있었지만

한 해를 보내는 시간에 다 같이 건강히 저녁을 먹는 모습도 내게 주어진 복이라 생각한다.

어제는 동생이 1일에 다 같이 동해안으로 바람 쐬러 다녀오자고 저녁을 먹으며 말을 건네와

여태껏 살면서 1일에 해 뜨는 것을 보러 동해안에 가본 적이 없어 흔쾌히 다녀오자라고 답했다.

물론 1일에 해 뜨는 것을 보러 사람들이 많이 몰리겠지만

뭐 새벽에 일찍 출발해 사람이 많이 가지 않을 것 같은 해변에 가면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다.

그리고 가족들과 처음으로 1일에 해 뜨는 것을 보러 가는데 장소가 중요할까...

다행히 1일에 날씨가 좋다고 하니 운이 좋으면 바다에서 바로 해가 떠오르는 것을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며 내년에는 좋은 일만 있기를

가족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게 일 년을 보내 내년 말에도 같이 저녁을 먹을 수 있기를 빌어보려 한다.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에게도 2026년에는 행복과 행운이 항상 같이하시길 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