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다, 안되다
배드민턴이 내 인생에 중요한 키워드로 떠오른 지 꽤 되었다. 더 능숙하게 치고 싶어서, 일요일 배드민턴 번개 소모임을 용기 내어 찾아갔다. 구력이 4년 가까이 되지만, 개인 레슨을 받은 적도 없고, 시합에 나간 적도 없어 그 중 반 이상을 그저 해묵은 시간만 흘려보낸 터라 구력에 비해 부족한 실력이었다.
가보니 나보다 나이 많은 사람은 없어 보였고, 남자들 중에 연배가 있어 보이는 사람도 프로필을 보면 나보다 서너 살은 젊은 축이었다. 낯선 사람들 사이에서, 실력도 A조의 배드민턴 여신들과 ‘빵’, ‘빵’ 강한 스매싱을 때리는 젊은 축들을 구경하자니 어찌나 위축이 들고 쪼그라들던지……. D조 젊은 여자분과 얼추 비슷한 실력이라 운영장이 그 분과 엮어 주셔서 같이 치긴 했지만, 실력보다도 나이가 이렇게 의식이 되긴 처음이었다.
배드민턴은 50대 사람들이 하기엔 매우 격렬하고, 다치기도 쉬워 관절에 무리가 오는 운동이다. 인기 있는 대중 스포츠라 운동층이 매우 두꺼워서 조금 잘하는 것으로는 명함 내밀기도 무색한 종목이다. 나도 초심자 중에서 게임 정도는 즐길 수준이 되긴 하지만, 아직도 아쉬운 부분이 많아서 개인 레슨을 목이 빠져라 기다리는 중이기도 하다.
나이가 들면 되는 일과 안되는 일을 구분해서, 포기해야 할 것들이 있다. 넘쳐나는 마음이라면 범람하기 전에 물꼬를 틀어야 되는 경우도 있다. 무릎에 무리가 가서 연골 주사를 맞으면서도 배드민턴을 포기하지 못하는 것은, 아마 그 물꼬가 잘 틀어지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짧은 팔다리와 느린 걸음은 배드민턴을 잘 하기에 신체적으로 좋은 조건은 아니지만, 운동신경 자체가 둔한 편은 아니기에 배드민턴을 즐겁고, 규칙적인 삶의 루틴으로 챙겨 왔었다. 부족한 내 신체와 실력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딱 10원어치 나아지면 되겠지라는 마음으로 용기를 내서 사람들 속에 섞여야겠다. 되든, 안되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