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없이 살 수 없어.
너를 사랑해!
이 짧은 말은 너무나 달콤하지만 그 이면에 얼마나 많은 욕망과 두려움, 환상이 숨어 있는지 우리는 알지 못한다.
사랑이라고 믿었던 감정이, 실은 두려움에서 비롯된 ‘의존’이었다면?
상대를 붙잡지 않으면 무너질 것 같아서, 혼자 남겨질까봐, 혹은 나 자신을 온전히 사랑할 수 없기에 누군가에게 나를 떠맡긴 것은 아닐까?
사랑이라는 감정은 종종 무의식적 욕구에 의해 왜곡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어릴 적 부모에게 충분히 사랑받지 못한 사람은 연인에게서 그 사랑을 대리 충족하려고 한다.
그 사랑은 온전한 ‘사랑’이 아니라, 결핍의 보상이다.
그래서 관계가 멀어지면 견딜 수 없고, 떠날까 봐 두렵고,
상대를 통제하려 하는 등 자신을 힘들게 하는 일이 반복된다.
이것은 사랑이라기보다는 의존이다.
사랑과 의존은 표면적으로는 비슷해 보인다.
둘 다 상대에게 끌리고, 함께 있고 싶고, 그 사람 없이는 삶이 공허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그 둘은 분명 다르다.
사랑은 자율성을 존중하지만, 의존은 자율성을 침식시킨다.
사랑은 ‘함께’ 성장하려 하지만, 의존은 ‘붙어’ 있으려 한다.
전자는 성숙한 관계고, 후자는 감정적 생존을 위한 관계다.
강조하자면, 사랑은 '함께함'이지만, 의존은 '오로지 기대는 것'이다.
사랑은 내가 나 자신으로 충분할 때 비로소 건강하게 시작될 수 있다.
나는 나로서, 상대는 상대로서 서 있을 수 있을 때 비로소 사랑이 생겨난다.
네가 없으면 나는 아무것도 아니야.
넌 나 없으면 안 돼.
이런 말은 로맨틱하게 들릴지 몰라도, 사실 그 밑바닥엔 불안과 공포가 흐르고 있다.
사랑이 아닌 ‘통제’, 애정이 아닌 ‘불안’이 그 감정의 연료가 되는 것이다.
나는 사랑으로 내 안의 어떤 결핍을 채우려 하는가?
많은 사람들이 어릴 적 경험한 애착의 상처를 무의식 중에 연인 관계에서 재현한다.
불안정 애착을 가진 사람은 상대가 조금만 멀어져도 극심한 불안을 느끼고
그 불안을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정당화하려 한다.
'그 사람을 너무 사랑해서 못 놓겠다'는 말은 사실
'그 사람 없이는 내 존재가 무너질 것 같다'는 내면의 외침과 같다.
진짜 사랑은 누군가를 붙잡는 데서 시작되지 않는다.
자신 안의 결핍을 바라보고, 스스로 책임질 때 비로소 진정한 사랑이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