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불러내는 양가성
사랑은 흔히 아름답고 낭만적인 감정으로 표현된다.
하지만 실제로 사랑에 빠진 사람들의 감정을 들여다보면 그 안에는 늘 여러 양가감정이 공존한다.
강렬한 끌림과 두려움,
기대와 불안,
환희와 분노.
이는 우리가 사랑하는 상대에게 나의 환상을 투사하고 그 과정에서 내면의 ‘그림자’와 마주하기 때문이다.
누군가와 사랑에 빠질 때, 우리는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이 사람을 잃으면 어떡하지?
혹시 이 사람이 날 떠나버리면?
사랑의 매혹은 곧바로 상실의 두려움을 불러온다.
왜냐하면 상대가 내 무의식 속 깊은 욕구와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즉, 나는 단순히 한 사람을 사랑하는 게 아니라, 그를 통해 내 안의 잃어버린 조각을 만난다.
그래서 그가 떠날까 봐 두려운 것이다.
사랑은 또 다른 그림자도 드러낸다.
처음에는 사랑스럽기만 했던 행동이, 시간이 지나면 짜증으로 변한다.
처음엔 다정하다 생각했는데, 왜 이렇게 집착하지?
처음엔 자유로워 보여 좋았는데, 왜 이렇게 제멋대로야?
좋았던 점이 어느 순간부터 단점으로 보이기 시작한다.
사실 상대가 변한 게 아니다.
내가 그에게 투사한 환상이 사라지자, 이제는 내 그림자가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다.
사랑은 상대를 향한 감정 같지만, 그 안에는 늘 내 무의식과의 싸움이 함께한다.
칼융은 말했다.
투사가 사라지는 순간, 우리는 더 이상 상대가 아니라 자기 자신과 마주한다.
사랑이 힘든 이유는
상대만의 문제처럼 보였던 것들이 내가 마주하지 않으려 했던 내면의 그림자를 동시에 드러내기 때문이다.
사랑은 달콤하면서도 고통스럽다.
사랑은 우리를 기쁘게 하지만, 동시에 우리를 불안하게 한다.
나는 사랑 속에서 어떤 두려움과 불안을 가장 자주 느끼는가?
우리는 부정적인 감정을 없애야 할 것이라 생각하지만
두려움과 불안은 인간에게 자연스러운 감정이다.
그것은 또한 그림자의 밝은 면, 더 온전한 내가 될 수 있는 씨앗(잠재력)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