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의자에 부딪혀 생긴 멍은 봄을 담고 있다
왼쪽 무릎에 넓게 퍼져 보이는 붉은색이 꽤 예뻐서
살구색 스타킹을 신으려다가 말고
손으로 꾹 누르면 통증에 몸이 살짝 비틀려서 양옆으로 둘러보기로 했다
그대로 머리를 숙여 코를 갖다 대고 맡으니
파아란 향이 흐릿하게 나는데
숨을 크게 들이마시자 구석에서
희끄무레한 풀줄기가 꾸물거렸다
헐벗은 몸으로 모든 모서리를 나뒹굴어야
향기가 더 짙어질 수 있으려나 한 줌의 바람으로도
널리 푸릇한 향이 퍼져나갔으면 좋겠어서
각진 줄 알면서도 아낌없이 몸을 기울이는 일을 계속할 것이다
안개가 낀 날에 장난인 척 맨발로 흙냄새를 희석하고
공기에 동동 뜬 채 살랑이는 바람을 불어 보면
지루한 날들에도 행복한 날들에도 하루이틀쯤 꽃은 폈다
요즘따라 자주 부딪혀서 몸은 꽃밭이 되었다
죽은 이파리들이 아주 나중에, 누군가를 반길 준비를 할 수도 있겠다
코끝이 간지러워지면 그 길 찾아내어 와 주기를
앞으로 나아가야만 볼 수 있는 것들이 먼저 다가왔으면 하여
작은 들꽃들을 주기적으로 피워낸다
피-, 우는 걸 수도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