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막한 밤에 뜬눈으로

by 청유

좁은 침대에 누워 몸을 양옆으로 돌려가며

눈을 감았다 뜬다, 입을 열었다 할 말이 없어 금방 다물면 햇볕은 여전히 뺨을 흘러내리고 긴긴 잠을 앓다 일어난다.


불이 켜진 방은 깜깜해서 아무것도 보이질 않고

눈을 감으면 무언가 가득 쏟아내는 장난 같은 거.


어제 나는 아무것도 하질 못했다.

하루종일 담배를 물고 라이터를 찾아 헤맸다.


축축한 침이 흘러내리고 가스불은 꼬리를 흔들어

여기에도 불이 있다며 자꾸만 유혹한다.


뱉지 못한 숨은 어떤 경계를 느끼고

기대나 욕망, 이해 같은 게 서서히 사라진다.


오늘내일의 일들이 유유히 퍼져나간다면

하루가 산뜻하게 느껴지곤 할 텐데


가만히 귀 기울이면 세상은 바쁘게 차오르고 있었다.

옆집의 현관문 열리는 소리를 듣고

누가 왔다 갔나 온갖 귀를 열고 소리를 들었다.


생각이 멈춘 날에는 물을 맞았다.

눈을 감고 물줄기를 무작정 산책하는 것

옷을 두껍게 껴입고 샤워실로 향하면 자유가 녹아 흐르고 열린 창으로 흘러오는 사물들의 대화소리


작은 건 떨어지는 소리가 크게 들렸고

꾹꾹 눌러 담아 한 편에서 자꾸만 불러보았다.


달빛을 엿보며 바스러지는 손끝을 태운다.

가만히 손을 모으면 그것은 단단한 윤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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