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엔 남의 얘기하길 좋아하는 사람들. 걔가 여기서 지내게 되었다는 거 그건 다른 사람들한테 말하지 마. 괜히 안 좋은 시선 받을라. 그들은 자신들의 이야기가 펼쳐져 나기는 것에 대해서는 염려했지만 그 불안감 탓에 다른 이들의 이야기를 자주 펼쳤습니다. 자기 순서까지 넘어오지 않길 바라면서 타인의 이야기로 새치기해서 본인들을 맨 구석까지 밀어 넣었죠.
이야기를 듣고 있다 보면 아이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순수하고 감정에 솔직하다고 말해둘까요. 욕구에 충실해서 배가 고프면 수저와 포크의 밑면으로 책상을 쾅쾅 쳐대곤 하는데요. 책상 아래에 몸을 웅크린 사람은 겁을 먹고 어쩔 줄 몰라합니다. 저 뭉툭한 끝이 자신에게로 향할까 두려운 게죠.
하지만 경우에 따라선, 아주 지능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모두가 잠든 새벽에 잠 못 드는 날이 많기에 곁에 사람을 오래 두고 싶어 합니다. 이왕이면 아름다운 모습으로 진열했으면 좋겠는데 도망가버릴까, 탐내는 사람들에게 빼앗길까 무섭습니다. 아! 알았습니다. 발목을 묶어두면 되는 일이지요. 어떻게 하면 저 곧은 걸 부러뜨릴까- 하고 생각합니다.
개구리 한 마리가 있습니다. 폴짝폴짝 뛰기를 좋아하는데 폴짝의 높이가 더 이상 높아지지 않는다는 걸 자각했습니다. 이제는 뛰지 않고 자리에 앉아 개굴개굴 우는 개구리입니다. 개구리는 하루하루가 무겁습니다. 뛰지 못하기에 하늘에서 내려오는 것들을 전부 어깨로 맞아야 했습니다.
“네가 잘난 거 같다면 그저 어린 날의 객기일 뿐이란다.”
서서히 불을 올리면 물 위로 기포가 보글보글 생깁니다. 그런 줄도 모르고 곤히 잠든 사람이 많습니다. 잠시 머리를 내밀었다가도 꽥하고 소리치면 다시 고개를 처넣습니다. 싫은 소리를 할 줄 아는 사람만 조금 더 오래 숨을 쉴 수 있을 뿐입니다.
”누구 좀 만나고 놀고 그래.“ “개구리야, 요즘 만나는 애는 없지?” “나는 음식의 풍미를 위해 쓰는 돈이라면 아깝지 않아.“ “내가 쓰는 사료값만 생각하면 손해 보는 느낌이 들어.”
“넌 운이 좋은 거야. ”
쟤는 얼굴이 칙칙해서 너처럼 대화하기가 힘들어. 근데 너 얼굴 좀 핀 거 같다? 편한가 봐. 밥은 잘 먹어야지. 넌 먹는 거 좋아해서 살점만 늘겠다. 그럼 조화가 깨지잖니. 재료들끼리 사이좋게 지내야지. 근데 너 너무 편한 거 같다?
언젠가 개구리가 했던 칭찬을 듣기 좋은 대로 뜯고 붙여서 개구리를 태우는데 써먹습니다. 제 뜻대로 되지 않으면 더 뾰족한 것들을 내뱉습니다. 한 사람이 아니라 적어도 정반대인 두 사람과 얘기하는 거 같다고 개구리는 생각합니다. 생각하면 할수록 물음표는 꼬리를 물다가 결국에는 탕 안에 든 개구리만 완전히 돌아버릴 것 같은 두려움에 휩싸입니다.
그래서 개구리는 밤마다 이리 뒹굴 저리 뒹굴 하며 불길을 피했습니다. 겉만 구워져 온몸이 바삭해진 채로 생각합니다. 뼛속까지 구워지기 전에 반드시 나가야 한다고. 개구리는 아직 뇌가 구워지지 않았습니다.
개구리는 나갈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