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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유 Sep 08. 2024

여름, 나열


여름, 뜨겁게 타오르는 태양, 땀방울이 맺힌 이마, 피부를 간질이는 모래알, 끝없이 펼쳐진 하늘, 바다와 하나가 되는 수평선, 파도에 부서지는 햇살, 바람에 실려오는 소금기, 불타오르는 노을, 손끝에서 녹아내리는 아이스크림, 풀숲에서 들려오는 매미의 합창, 빛나는 물방울, 느릿하게 지나가는 구름, 바람결에 흩날리는 얇은 옷자락, 바다 위로 춤추는 물비늘, 뜨겁게 데워진 자갈밭, 파라솔 아래의 시원한 그늘, 서서히 물드는 저녁 하늘,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모래, 발끝에 닿는 물결의 시원함, 나른하게 퍼져가는 졸음, 반짝이는 별빛 아래 조용한 해변, 바다를 휘감는 어두운 파도, 바람 속에 섞인 장미 향기, 사르르 무너지는 모래성, 소리 없이 흔들리는 갈대, 짧게 휘파람 부는 듯한 새소리, 멀리서 들려오는 웃음소리, 해 질 녘의 붉은 기운이 깃든 하늘, 바다 위에 퍼지는 어둠의 장막, 물속에서 느껴지는 부드러운 저항감, 손끝에서 미끄러지는 물고기의 촉감, 흩날리는 모래의 입자가 빛나는 석양 속으로 사라지며, 땅에서 솟아오르는 뜨거운 열기, 머리 위로 날아가는 갈매기의 날갯짓, 공기 속에 머무는 달콤한 과일 향, 손끝으로 잡힐 듯한 별빛이 하늘 위로 떠오르고, 산들바람에 살짝 일렁이는 바닷물의 파동, 몸을 감싸 안는 따뜻한 공기, 가로등 불빛에 비친 벌레들의 작은 소동, 여름밤의 나무 사이를 누비는 반딧불이, 그리고 다시 조용해진 바다와, 멈추지 않는 여름의 끝없는 속삭임.


여름의 모든 순간을 찬란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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