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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란연필 Jun 18. 2022

캐릭터와 캐릭터의 시너지

영화 ‘범죄도시2’를 보고

영화 ‘범죄도시2’ 중에서

​기나긴 코로나 팬데믹의 후유증을 겪은 요즈음, 많은 사람들이 다시 극장으로 향하는 걸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와 더불어 최근 칸 국제영화제에서 ‘헤어질 결심’이란 작품으로 감독상의 영위에 오른 박찬욱 감독이 현재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는 영화 ‘범죄도시2’를 언급하여 인터뷰를 한 적이 있습니다.​


박찬욱 감독은 코로나 사태로 인해 관객들이 다시는 극장으로 돌아올지 않을 거라는 우려를 가지고 있었는데, 최근 누적관객수 700만을 돌파한 ‘범죄도시2’의 흥행 성적을 보며 이러한 걱정이 많이 줄어들어 작품과 더불어 주연인 마동석 배우에게 감사함을 표현한다는 인터뷰 내용이었습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극장으로 발을 옮기던 관객들은 눈에 띌 정도로 줄어들었고, 많은 사람들이 넷플릭스와 같은 OTT 서비스를 통해 집에서 영화를 감상하는 쪽으로 선택의 변화가 있었기에, 박찬욱 감독의 이러한 발언은 많은 영화 관계자들에게도 통용되는 의견이 아닐까 싶습니다.​


인기리에 개봉한 마블의 ‘닥터 스트레인지 : 대혼돈의 멀티버스’보다 후발주자로 개봉했지만 이미 흥행성적에서 닥터 스트레인지를 앞서 나가고 있는 ‘범죄도시2’는 요즈음 현대인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강점들을 지닌 작품일 것입니다.

전작에 이어 여전히 ‘마석도’라는 형사를 본인처럼 연기하고 있는 마동석 배우와 더불어, 그의 동료인 금천서 강력반 형사들은 여전히 그들의 유머스러운 모습을 잘 보여주고, 범죄를 저지른 범인인 ‘강해상’을 추격하기 위해서는 팀으로서 최선을 다해 집중하여 전념하는 면모를 선명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즉, 전편을 보지 않더라도 진입장벽이 거의 없다시피 한 플롯과 친밀하게 다가오는 금천서 강력반 형사 캐릭터들은 관객으로 하여금 쉽게 영화에 몰입할 수 있는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범죄도시2’는(전편도 포함하여) 등장하는 인물들이 적지 않음에도 영화를 보고 난 후에도 각 캐릭터들이 선명히 기억된다는 점일 것입니다. ‘마석도’와 그의 넉살스러운 강력반 동료들과 더불어, 본편의 새로운 빌런인 손석구 배우가 연기하는 극악무도한 살인마 ‘강해상’ 역시 첫 등장부터 관객에게 강렬한 인장을 남기며 자신의 캐릭터를 마음껏 표현하고 있습니다.

평소에는 유머와 더불어 허당끼가 충만하지만, 싸울 때에는 날렵한 ‘곰’을 연기하는 것이 마석도라면, 강해상은 날카로운 눈빛과 더불어 적은 말과 재빠른 공격으로 상대를 충분히 제압할 수 있는 ‘호랑이’처럼 다가옵니다. 그리고 이러한 서로 다른 맹수처럼 느껴지는 두 인물이 처음으로 대면하는 순간의 긴장감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두 캐릭터가 지닌 서로 다른 성질이 마찰을 일으켜 시너지를 일으키는 듯한 인상을 받았는데, 여기에는 마석도와 강해상을 각자 충실히 해석한 마동석 배우 그리고 손석구 배우의 몫이 클 것입니다.

영화 안에서 준비된 능란하고 날렵한 액션 시퀀스와 함께, 쉬지 않고 수다처럼 다가오는 농담과 유머는 많은 관객들이 무거워질 수 있는 이야기에 보다 가볍게 몰입하고 즐길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보다 답답하고 불편함을 감내해야 했던 관객들에게 있어 ‘범죄도시2’는 보다 심플하면서도 카타르시스를 안겨주는 작품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요즈음 우리들이 품은 각자의 스트레스를 조금이나마 해소시켜줄 청량한 영화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능숙한 캐릭터들이 빚어낸 멋진 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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