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증거가 될 수 없었던 진심
한때 떠들썩 했던 사건이 기억났다. 특수교사가 녹음을 당해 아동학대로 신고되었던 그 사건! 그때는 그저 지나가는 뉴스로만 봤고, 어쩌면 '그런 일이 있군' 하며 쉽게 넘겼던 것 같다. 그런데 같은 일이 내게 일어났을 때, 나는 모든 것이 어떻게 이렇게 바뀔 수 있는지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어떻게 해야 빨리 끝날 수 있는지도 모르겠다. 뉴스에 나온 그 사건은 어떻게 진행됐지? 어떻게 되어가고 있지?
마음은 부서지고 일상이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혼란스러웠을 때, 교육청에서 연락이 왔다. "교육청 OOO 장학사입니다. 선생님, 아동학대 관련 조사를 진행해야 합니다." 그 전화를 시작으로 끝도 없는 조사가 시작됐다. 친절한 목소리에 성실히 조사에 임하면 금방 끝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들었다. 교육청은 내게 그래도 친절했다. 교육감 의견서 작성을 위해 조사하는 절차라며 내 말을 들어주기 위해 왔다고 했다.
담당 장학사는 아주 차분하게 질문을 던졌다. "어떤 일이 있었는지, 수업 과정은 어땠는지,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자세히 알려주세요." 나는 준비한 서류를 보여주며 내가 얼마나 아이들을 사랑하고, 수업을 얼마나 열심히 했는지를 증명하고 싶었다. 아동학대는 나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장학사는 내 이야기를 듣고는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하며 나를 위로하고 갔다. 나는 내 무죄를 증명한 것 같았다. 잘 될 것만 같았다. 모두 이렇게 나의 말을 들어주지 않을까? 나는 떳떳하니까 당당하니까 금방 끝날 거야. 그 마음이 다시 샘솟았다.
두 번째 조사는 시군구청 아동복지과였다. 같은 공무원이라 그런지, 나름 나를 이해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교육청과는 다르게 가끔씩 "OOO 선생님, 수업 중 아이들과의 관계에서 문제가 있었나요? 특별히 문제가 있었던 건 아닌지 확인하고 싶습니다."라는 질문이 나를 당황하게 했다. 나는 갑자기 말문이 막혔다. 내가 무엇을 더 증명해야 하는가? 내가 아무리 설명해도, 그들의 표정은 변하지 않았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그들의 눈에는 내 진심이 전혀 전달되지 않는 것 같았다. 그저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라는 질문만 반복될 뿐이었다. 나는 점점 초조해졌다. "혹시 내가 정말 문제가 있었던 건 아닐까? 정말로 내가 아동학대를 한 것이 아닐까?" 한 달 동안 내 마음은 천국과 지옥을 넘나들었다. 내가 사라지면 이 모든 게 멈출까? 내가 이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심지어 경찰조사는 시작도 되지 않았는데, 나는 이미 피폐해졌다. 무엇을 증명해야 되는지, 그 당시 내가 정말 그 일을 했는지 안했는지 스스로도 알 수 없었다. 어떤 것이 아동학대이고, 어떤 것이 아닌지 알 수 없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증명할 수 있을 거라는 하는 마음과 혹시 실형을 살게 되는건 아닌지 걱정하는 마음이 왔다갔다 했다. 학생들을 어떻게 가르치는지도 몰랐다. 단어 하나하나를 조심했고, 이건 해도 되나 안되나를 매일 같이 포털사이트에 검색했다. 하기 싫다는 아이에게 다시 한번 권하지도 않았다. 아이의 기분이 상해서 다시 신고를 당한다면 정말 실형을 살게 될 것이 분명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