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Nursing to New Beginnings: 탈임상학교 13
요즘 이직을 준비하고 있다. 이제 간호사가 아닌, 마케터로서의 커리어를 이어나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였고, 이직을 준비하고 있다. 1년 전에도 난 마케터로서 이직을 준비했지만 그때보다 많이 발전한 것을 느끼는 요즘이다.
먼저 이력서를 작성할 때 쓸 말이 많아졌다. 1년 전에는 직무적인 영역보단, 나의 태도와 가치관을 위주로 자기소개서를 작성했다. 마케터로서 어떠한 경력도 없었고, 그 당시 유튜브, 블로그 활동이 전부였기 때문이다. 심지어 유튜브, 블로그의 결과도 좋지 않았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은 직무적으로도 쓸 말이 많다. 사이드 프로젝트도 했고, 마케터로서 경력과 성과 등 많은 것들을 녹여낼 수 있었다. 그러니 면접 제의도 1년 전에 비해 많이 들어왔고, 이 회사 면접은 꼭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회사들도 내게 면접 제의를 하였다. 아직은 주니어지만, 주니어마케터로서 성장한 걸 느끼는 요즘이다.
난 간호사다. 그렇기 때문에 학부시절 간호학을 전공했고, 복수전공이나 부전공이 존재하지 않았다. 복수전공이나 부전공이 간호학과에서는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혹시나 하시는 분이 있으시면 정말 대단한 분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마케팅과 전혀 관련이 없던 내가 마케터로서 커리어를 전환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정답은 심플하다. 그냥 내 맘대로 다 했기 때문이다. 블로그, 브런치스토리, 유튜브에 도전하고 싶어 도전했고, 이런 과정에서 마케팅에 흥미를 느꼈다. 그렇게 블로그마케터로 시작해, 현재까지 오게 된 것이다.
만약 내가 병원을 퇴사하고 그 기간 동안 다양한 도전을 하지 않았다면, 내 삶의 이런 흐름을 만들 수 있었을까? 퇴사 후 남들이 아닌 나에 집중했기에 이런 도전들을 할 수 있었고, 이 도전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커리어를 만들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주변에서는 연봉을 줄이면서까지 그렇게 사는 이유를 궁금해했다. 대학병원에서 나름 괜찮은 연봉을 받다가, 그 연봉을 대폭 줄여 다시 신규로 마케팅 업무를 한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 아직 시작도 하지 않은 내 삶의 미래를 암담하게 보는 사람도 많았고, 지금도 많다.
이런 평가를 받으면서 많은 상처도 받았지만 나를 믿고 그냥 했다. 길게 따지지 않고 그냥 한 것은, 일단 시도해야 뭐라도 바뀌고, 일단 시도해야 새로운 기회들이 생긴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실제로 난 그냥 했기 때문에 이런 다양한 면접 제의와 커리어 전환을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병원을 퇴사하기 전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은 "앞으로 뭐 하고 살 거야?"라는 질문이었다. 실제로 병원에서 많은 선생님들은 내가 퇴사하기 전, 남자 간호사들이 많이 가는 길들을 추천해 주셨다. 소방관, 제약회사, 공무원, 산업간호사 등 흔히 아는 탈임상의 방법 말이다.
이런 직업을 추천해 주면서 하신 공통적인 말들은, "면허증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 나중에 결혼도 해야 하고, 커리어도 탄탄하게 가려면 이런 직업들이 좋다. 리스크가 적으니깐." 하지만 내 생각은 달랐다. 저 직업들에 리스크가 과연 없을까? 절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모든 직업과 길에는 리스크가 있으니깐.
그래서 난 남들이 리스크가 크다는 길을 선택했고, 그대로 진행했다. 하고 싶은 것에 다 도전해 보고 수없이 실패했다. 실패, 실패, 실패, 실패... 실패만 한 내 삶을 봤을 때 그렇게 나쁘지 않다. 힘도 들고, 실패할 때마다 서럽지만 삶이 더 힘들거나 더 외롭거나 하지 않는다. 리스크가 많다고 했지만 내 삶에 미치는 영향은 그렇게 크지 않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도전하면서 간호사를 계속했어도, 선생님들이 추천한 탈임상을 선택했어도 내 삶은 힘들었을 거라 생각한다. 중요한 건 어떤 삶이든, 도전이든 힘드니 그냥 하고 이겨내는 마음이라 생각한다. 물론 새로운 도전은 조금 더 힘들 수 있다. 하지만 새로운 도전은 새로운 기회를 만드는 만큼 내 삶은 더 발전할 수 있다.
그러니 그냥 해봐라. 나에게 마케터로 갈 생각을 어떻게 했는지 많이들 물어보고, 그렇게 커리어를 전환한 방법에 대해 물어보지만, 내 답은 한결같다. 일단 저지르고, 해봐야 방법도 보이고, 준비할 것들도 보인다. 이게 다다. 내가 특별해서 커리어를 전환하는 것도, 내가 재능이 넘쳐서 그런 것도 아니다. 난 무지성으로 그냥 했다.
일단 시도해 봐라. 탈임상은 일단 시도해 보는 것이다. 시간이 조금은 걸릴 수 있겠지만 이게 나쁜 것일까? 실패할 수도 있겠지만 이게 나쁜 것일까? 노력하고 도전한 것은 절대 어디 가지 않는다. 내 성장을 위한 경험치로 쌓인다. 그러니 일단 저질러보자. 뭐라도 하는 게 성장하는 거니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