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Nurising to New Beginnings: 탈임상학교10
퍼스널브랜딩은 '나'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그렇기 때문에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정답은 절대 없다. 하지만 계속 정답을 찾으려고 했기 때문에, 퍼스널브랜딩 자체가 너무 어렵게 느껴졌다. 이는 나뿐만 아니라 퍼스널브랜딩을 처음 하거나 방향성을 잘못 잡은 사람이라면 자주 하는 실수라고 생각한다. 오늘은 퍼스널 브랜딩을 하면서 내가 저지른 실수 3가지 중 첫 번째 실수에 대해서 말해보도록 하겠다.
퍼스널브랜딩을 하면서 내가 한 가장 큰 실수는 나라는 사람을 정의 내리려고 했다. 그것도 '한 문장'으로... 지금 생각하면 정말 어이가 없다. 저번에 말한 것처럼 사람은 여러 가지 경험을 통해 형성된다. 아무리 경험이 없다고 하더라도, 모든 경험이 같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한 문장으로 정의 내리려고 했으니 당연히 아무런 정의도 내리지 못했다. 이건 마치, A라는 수학공식으로만 수학의 모든 것을 풀려고 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나는 내가 성실하고 꾸준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이게 내가 처음으로 내린 나의 정의다. 하지만 성실하고, 꾸준하다고 생각하는 나의 모습과 맞지 않는 나의 모습도 있다. 하루는 밥 먹고 바로 설거지를 해야 하는데, 쉬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다. 양치를 하며 축구 하이라이트를 보고 난 뒤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지만, 한 번 쉬니 바로 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렇게 몇 개의 영상을 더 본 후에 설거지를 시작했다.
이야기를 듣고 생각하는 이미지에 성실함과 꾸준함이 있을까? 전혀 없다. 불성실의 완벽한 예시다. 요약하면 설거지를 해야 하는데, 미루고 미루고 미루다 했다. 여기서 어떻게 내가 성실하다는 것을 찾을 수 있는가?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나를 성실하다고 평가한다. 그러면 어떤 모습이 진정한 나일까?
둘 다 내 모습이다. 성실하다고 평가를 받는 것도 내 모습이고, 설거지를 미루면서 불성실한 모습도 내 모습이다. 난 내가 하고자 하는 것을 할 때만 성실한 모습을 보이고, 내가 하기 싫은 것에 대해서는 불성실한 모습을 보인다. 그렇기에 '좋아하거나, 하고자 하는 일을 할 때 정말 성실한 사람'이면서 '싫어하거나 귀찮은 것에서는 한없이 불성실한 모습을 보이는 사람'이기도 하다. 이 두 가지 면이 모두 나인 것이다.
우리가 보통 이상형을 말할 때, 한 가지만 이야기하지 않는다. "내가 소개해줄게. 너 어떤 사람 좋아해? 이상형이 뭐야?", "나는 착하기만 하면 돼!" 거짓말이다. 어떻게 착한지에 대한 본인의 구체적인 호불호가 있을 것이다. 착하지만 열심히 살지도 않고, 본인 관리도 잘 안 하는 '착한 사람'이 이상형인가? 이런 사람을 좋아하는 남자, 여자는 절대 없을 것이다. "나는 내 사람한테 정말 잘해주고, 기본적인 사회 매너가 있으며, 자신의 일을 잘하는 '착한 사람'이 좋아." 이렇게 내가 좋아하는 사람의 특징들이 모여, 내 이상형이 되는 것이다.
퍼스널브랜딩도 똑같다. 이상형처럼 나는 여러 가지의 '나'로 구성된다. 성실한 나, 가끔 짜증이 많아지는 나, 감정 컨트롤이 안 되는 나, 수박을 좋아하는 나, 복숭아를 싫어하는 나 등 여러 가지의 내 모습에서 나라는 사람을 이런 사람, 저런 사람으로 찾는 것이다. 한 문장으로 가 아닌, 여러 가지 문장으로 문단을 구성하고, 문단으로 하나의 글을 구성하는 것처럼, 나라는 사람의 여러 가지 면을 찾고, 그 여러 가지 면을 그룹화해 어떤 특징을 찾아내고, 그 특징들이 합쳐져서 '나'라는 한 글이 되는 것이다.
퍼스널브랜딩을 하면서 '나'의 여러 가지 면을 발견하면, 보고 싶지 않은 '나'의 모습도 보게 된다. 인정하고 싶지 않은 나의 모습도 있다. 처음에 난 이런 나의 모습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나는 강한 사람인지 알았지만, 눈물도 많고, 회피하려고 하는 성향도 있고, 쉬고 싶은 생각도 많이 한다.
처음에는 이런 나의 모습들을 무시하고, 내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나를 자꾸 부정하니, 이런 모습들이 나올 때마다 너무나도 힘들었다. 내가 아닌 느낌을 많이 받았다. 어떤 일을 하다가도 이런 내 모습 때문에 일을 하는 것보다 더 힘들 때도 많았다.
하지만 인정하니 조금은 편해졌다. 하기 싫어하고, 쉬고 싶어 하는 모습도 내 모습이라 인정하니, 받아들일 수 있었다. 받아들이니 오히려 내가 하는 것들에 집중할 수 있었다. 그리고 적절히 휴식도 가져가며, 나만의 리듬도 만들어갈 수 있었다.
그러니 인정하자. 우리는 좋은 모습만 담은 AI가 아니다. 우리는 감정과 생각, 그리고 여러 가지 모습이 있는 인간이다. 그러니 내가 보기 싫은 모습도 인정하고, 나의 모습을 받아들이자. 그리고 이 모습을 보완할 수 있는 나의 모습으로 해결해 나가면 된다. 쉬고 싶어 하는 내 모습을 이긴 나의 강함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