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작가만 되면, 모두가 다 '인기글'이 되는 줄 알았다.
글쓰기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내 글을 읽어줄 독자를 단 한 명이라도 더 모을 수 있다는 것은
더없이 좋은 기회였다.
그런데, '인기 작가'가 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구독자를 늘리는 것은 더더욱 쉽지 않다.
한정된 시간 속에 더 많은 사람들을 붙잡아 두어야지만
성공한 '콘텐츠'로 살아남을 수 있는 현실 앞에
나는 고교시절 '작가'가 되겠다는 꿈이 얼마나 허무맹랑했는지를
처절히 깨닫고 있다.
진지하면 재미가 없고, 재미가 조금이라도 있으면 무게감이 없고...
도무지 그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
'사람들이 원하는 글이란 어떤 글일까?'
이런 고민을 하는 나를 발견하며 불현듯,
내가 글을 쓰는 목적의 저 밑바닥에는
내가 쓰고 싶은 글보다 남들이 원하는 글로 인기를 얻고 싶다는
'명예욕'이 있음을 깨달았다.
많은 사람이 볼 수 있는 '콘텐츠'로 소비될 수 있는 글.
하지만 그것이 때로는 나를 절망하게도 하고, 글을 쓰고싶지 않게 만들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보다 자유롭게
내 브런치를 '내 사유의 기록'으로 남겨두고자 한다.
그간 내가 학생들에게 써 주었던 '오늘의 명상' 편지를 모아 이 공간에 정리하며
내 가슴으로 읽고 써 왔던 편지들이 잊혀지지 않고
이 공간에서나마 수시로 나를 일깨워주기를 바란다.
브런치에서 인기작가가 되는 것은 내려놓았지만,
글쓰는 사람으로서, 내 생각을 조금 더 익혀 내어 놓는 일만은 내려놓지 말아야겠다
다짐하는 오늘이다.
시대가 달라지면 글도 달라져야 한다지만,
그냥 하던대로, 그냥 살던대로, 그냥 쓰던대로
그렇게 살고 생각하며 쓰며 살아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