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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속 다섯 진주알

프롤로그. 마흔을 바라보며 나는 다섯 아이의 엄마가 되었다.

by 최해주

바다 건너편, 작은 돌멩이.

끝없이 부딪히고 깨지던 돌멩이는

마침내 부서져 작은 모래알이 되었다.

홀로 살아갈 수 없음을 아는 모래알,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집을 찾아 나선다.


어둡고 긴긴 바닷속에 만난 튼튼한 소라,

거친 파도에도 끄떡없을 것 같은 소라,

그렇게 서로를 받아들인 채 둘은 하나가 된다.


소라의 관심과 사랑 속에,

작은 모래알이 진주로 탄생한다.

그리곤, 아름다운 진주가 된 모래알은 깨닫는다.

자신의 조각들은 더 많은 빛을 낸다는 것을.


드디어,

인내와 고통 속에 자신의 몸을 깨뜨린 진주는

바닷속에 더 빛나는 조각들을 만들어낸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자신이 가장 빛날 때 아름다움을 내어준 진주

부서진 진주가 아픔도 잊은 채 웃으며 말한다.

너희 모두 빛나는 진주가 될 때까지

바다가 되어 품어주리.


너희를 품은 건 정해진 내 숙명이었다.

그렇게,

나는 다섯 아이를 품은 바다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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