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매거진
부모라는 이름의 풍경
실행
신고
라이킷
25
댓글
공유
닫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브런치스토리 시작하기
브런치스토리 홈
브런치스토리 나우
브런치스토리 책방
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자유인
Dec 14. 2024
응급실 다녀온 날
간밤에 내 몸에서 열이 펄펄 끓었나 보다
아침에 일어나 거울을 보니
입술이 하얗게 터있다
병고를
벗 삼아
수년을
지내다
보니
이제는 하늘에서 언제든 부르면
당장이라도 갈 수 있을 것 같다
나 없이 살아갈 숙이를 생각하면
미안도
하지만
씩씩한 내 마누라니
훌훌 털고 깔깔 웃을 날 곧 오겠지
응급실에 누웠자니
품 떠난 지
삼십 년 된 자식들 생각하니 성가시다
숙이더러
사사로운 소식까지는
알리지 말라고 당부를 했다
터진 입 덕분에 밥알이 모래알 같지만
그래도 사는 날까지 힘차게 살아봐야지
내 마지막 날이 내일이어도
주어진 생명, 오늘은 살아봐야지
keyword
노년
죽음
응급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