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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유인 Dec 08. 2023

시래기 사랑

2023 12 8 시아버님 생신 날 쓴 글

네 몸에 가진 것들

홀라당 줘 버리고

너는 그렇게 앙상하고

초록빛깔도 잃어버렸느냐

네게 나던 풋풋한 풀향기도

이젠 없어져 생기도 가셨구나


빛도 향기도 내 가진 것

모두 사그라들어도

나는 여전히 풍요로워

네 밥상에 올라가

네 입안에 씹혀 삼켜지는 것이

나의 마지막 꿈이란다




겨울무 사다 석박지 만들고

말려 놓은 시레기를 꺼내  든 날이

시아버님 생신이시다.


사십대 중반이 되어서야

주고 또 주는 부모의 마음을 알게 된다.


말라버린 시래기 삶아다

된장에 보글보글 끓여 먹으며

내가 사는 것이

부모로부터

하늘로부터

받은 은혜가 많음을

기억하며

감사할테다.


아껴 먹으며

꼭꼭 기억할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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