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여름방학 7일 차

49점 대 51점

by 자유인

벌써 일주일이 지났다. 아이들의 방학이.

방학 하자마다 나의 첫 질문이

"방학 특강은?"이었는데...

큰 딸이

"그거 아빠가 하지 말라고 했어요."


도. 대. 체. 왜???


오늘 점심식사를 하러 가며 내가 아주 자신 있게...

"그래도 엄마랑 이렇게 방학 때 맛난 것도 먹고 공부도 하고 재미나지 않니?"라고 물었더니...


둘 다 내린 결론이

"등교하면 51점, 방학은 49점"이란다.


학교 가서 친구들과 교제하고,

공부하며 다이내믹한 생활이 더 좋단다.

거기다 점심 외식 이벤트 중인데 급식도 꽤나 맛있어서

여전히 엄마와의 방학 생활 49점을 바꿀 생각이 없다는 게 두 아이들의 결론이다.

KakaoTalk_20220802_1550032511.jpg 큰 아이가 화이트보드에 매일 제공된 특별식을 써놓고 있다.



방학 기간 동안 아이들은 매일 준비된 과제들을 소화하고 있다.


6학년 초등생

1. 중1 과학 정리

2. 중1 상 수학 심화 문제 풀이

3. 중1 하 수학 기본 문제 풀이

4. 세계문학 책 읽고 독서록 쓰기

5. 6학년 2학기 수학 심화 문제 풀이

6. 1031 사고력 수학 문제 풀이

7. 영어, 수학학원 숙제


5학년 초등생

1. 6학년 1학기 수학 기본 문제 풀이

2. 5학년 2학기 수학 도형 문제 풀이

3. 6학년 수학 연산(기탄수학 풀이)

4. 세계문학 책 읽고 독서록 쓰기

5. 영어학원 숙제


적고 보니 너무 많은 과업들인데,

이 중에서 나와 남편이 정해 준 건 독서록과 기본 연산 문제가 고작이다.


우리 집에서 과업을 주도하는 친구는 첫째인데,

방학식날 와서 다음날부터 하고 싶은 과제들과 동생이 해야 할 것 같은 내용들을

줄줄이 이야기하더니 다음날 아침에 서점 문 열기를 기다려 가며 교재들을 사러 다녀온 것이다.


요즘 첫째가 제일 재미나게 하는 건 노트 정리인 것 같다.

차분히 읽고 정리하고, 문제 풀고, 오답을 정리하며 자신만의 과학 노트를 만들고 있다.

KakaoTalk_20220802_160823334.jpg 큰 딸이 노트 정리 중인 중 1 과학

일전에 공부 방법에 대해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내가 대학시절 전공 공부를 하며 정리해둔 노트들을 보여준 적이 있다.

좋은 노트는 오랫동안 기억하게 하고, 공부에 재미를 높인다는 설명도 해준 적이 있다.

그때, 사회과목을 노트 정리해보더니 노트 정리에 재미를 붙였다.

학습에 대한 성과보다 지금 스스로 공부하며 즐거워하는 모습이 기특하다.


그런가 하면, 큰 테이블에 앉아서 하루를 보내다 보니 둘째 녀석의 멍 때리기 선수 같다.

"시안! 멍 때리기 그만하고 돌아와!"

"아닌데요? 생각한 건데요?"


그래... 생각한 거라 치자!

KakaoTalk_20220802_161645594.jpg 좌) 구부러지는 연필, 우) 핀셋 연필

둘째 시안이는 만들기를 좋아한다.

세상에 하나뿐인 연필들을 저렇게 만들어 놓았다.

중간을 잘라서 두껍게 테이핑을 해서 구부러지는 연필과

아예 심을 분리해 내서는 핀셋에 단단하게 고정해 놓고는 핀셋 연필을 만들었단다.


요런 짓 하면, 나는 잔소리 엄마로 돌변한다.

물건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았다며,

멀쩡한 연필 두 자루를 못쓰게 만들었다며.


그리고 아이들이 잠들고 나서 두 연필을 보며

'요 녀석은 이런 생각은 왜, 어떻게 했을까?'

잠시 이걸 창의성이라도 해도 될지 살짝 궁금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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