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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령 박천순 Feb 27. 2022

하루는 가늘다

하루는 가늘다


 

하루는 허리가 아프다 허리띠를 졸라맨다 나는 걸어간다 그대는 나를 모르는 척 한다 우리의 만남은 몽상의 문턱에 걸린 무지개, 거울 속 눈동자에 물을 뿌린다 흩어진 글자들이 새털처럼 날아다닌다 손을 펴도 잡히지 않는다 손가락 끝에서 풍문이 흘러나와 변방을 적신다 속절없이 아픈 외계인의 언어, 질문도 대답도 없는 하루가 저물어간다 몸은 여전히 읽을 수 없는 우주, 위태하게 건너가는 허리, 적막이 몸을 감싼다 혁명도 가슴도 없다 피 흘리는 망막은 언제쯤 바닥에 뿌리 내릴 수 있을까? 여위어만 가는 하루 하루 몰입, 하자 하자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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