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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령 박천순 Sep 14. 2023

깽깽이풀꽃

된바람 부는 태백산기슭
그늘의 뿌리는 깊어
반쪽 해만 왔다가는 곳

우듬지에 맺힌 별의 숨소리
꽃씨처럼 뿌려져
낮보다 밤이 빛나는 삭막한 터
마른 낙엽 사이로 꽃대를 올리는 깽깽이풀
이른 봄바람이 코끝을 대보고
아기씨 가는 몸 부러질세라
발끝으로 걸어간다

별의 숨결이 꽃으로 피어서
차고 맑은 꽃무리
연보라 꽃잎 펼쳐 춤이라도 추면
꿈인 듯 봄눈 날리는
늙은 언니 노란 발바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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