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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령 박천순 Sep 30. 2023

서산댁

서산댁
 
 
노을도 이곳에선 누더기가 된다
진펄 가득 부러진 나문재들
 
낡은 나룻배 발바닥이 두껍다
 
때를 잘 알고 몸을 띄워야 하는데
세월은 익숙한 것도 자주 잊어버리게 한다
 
평생 갯벌에서 뼈를 삭힌 서산댁
물때를 잊고 바다에 나가다가
목숨 간당간당한 적 여러 번이다
 
그마저 잊은 저녁
멍하니 바다를 보는
눈가에 노을이 따갑다
 
망각보다 짜디짠 감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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