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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령 박천순 Feb 16. 2022



 
박천순

나이 오십 넘어서
첫돌 때 받은 밥그릇을 가져왔다
건네주는 엄마 얼굴처럼
검은 녹 얼룩이 스민 놋주발 세트
뚜껑에 ‘복’자가 선명하다

아직 걸음도 서툰 아이에게
부모님은 당신들의 복을 다 긁어모아
고봉으로 밥을 채우고
양수 냄새 비릿한 미역국을 푸셨을 거다

첫돌 이후 멋대로 걸었을 걸음이
복을 향한 걸음이었을까
반백의 희끗희끗한 걸음
방향을 놓친 지 오래

묵은 때를 닦으며
아직 유효한가
말갛게 빛나는 복
두 손으로 어루만져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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