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화: 모두가 알게 된 진실
AI 그림 Gemini
어제 오후, 전 직원이 모인 자리에서 이 상무가 내뱉은 고백은 그야말로 파격적이었다.
"어제 제 개인적인 일로 놀라게 해 드려 죄송합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그 무엇보다 소중한 가족을 되찾은 날이기도 했습니다. 저는 앞으로도 ‘이채원’으로서 여러분과 함께 최선을 다할 겁니다."
여기서 말을 멈출 줄 알았던 그녀가 심호흡을 하더니 문장을 이어 나갔다.
"사실 저는 여러분이 아는 20대의 이채원이 아닙니다. 저는 '젊음의 통'이라 불리는 기괴한 기술에 제 남은 생을 걸고 몸을 던진 사람입니다. 예뻐지고 싶어서가 아니라, 아이들에게 짐이 되지 않는 당당한 엄마로 살고 싶어 선택한 도박이었습니다. 저에게는 제 목숨보다 소중한 아들 강수와 딸 지윤이가 있습니다. 그 아이들과 떨어져 지내야 했던 고통스러운 시간 동안, 저는 이 젊어진 몸으로 다시 대학 과정을 밟고 밤을 지새우며 실력을 쌓았습니다. 외모는 빌려온 것일지 몰라도, 제가 여러분과 함께 일하며 보여준 열정만큼은 단 한 번도 가짜였던 적이 없습니다."
그 뜨거웠던 고백이 있은 후 맞이한 다음 날 아침. 박 팀장만이 그 사실을 모른 채 혼자만의 승리에 취해 사무실로 들이닥쳤다.
"다들 주목하세요! 이 상무의 실체가 드디어 밝혀졌습니다!"
박 팀장이 직원들이 다 보는 앞에서 서류 뭉치를 공중에 뿌리듯 내던졌다.
"이 여자 학위도 가짜고, 이 얼굴도 가짜야! '이채원'이라는 이름은 졸업생 명단에 아예 존재하지도 않는다고! 우리 회사가 이런 정체불명의 사기꾼한테 놀아나서야 되겠습니까? 다들 이 여자가 젊음을 샀다는 소문, 진짜라고!"
박 팀장은 주변의 경악 섞인 반응을 기대하며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싸늘한 정적, 그리고 그를 한심하게 바라보는 직원들의 시선뿐이었다. 옆자리 대리는 하품을 하며 박 팀장을 지나쳐 탕비실로 향했고, 막내 사원은 들으라는 듯 작게 중얼거렸다. "팀장님은 어제 상무님 고백하실 때 어디 계셨대? 혼자만 딴 세상 사시나."
박 팀장의 눈동자가 당황으로 심하게 흔들렸다. 그때 이 상무가 자리에서 일어나 천천히 그에게 다가갔다.
"박 팀장님, 제가 '이말자'로 살다 젊음을 선택했고, 아들과 딸을 위해 다시 시작했다는 사실은 어제 제가 직원들에게 직접 다 밝힌 내용입니다. 이름이 이채원이든 이말자든, 저는 이제 더 이상 숨길 것이 없습니다."
상무는 바닥에 떨어진 서류 한 장을 발로 툭 밀어내며 차갑게 말을 이었다.
"학위 조회를 하시려면 '이말자'로 하세요. 그럼 제 치열했던 흔적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팀장님만 빼고 여기 있는 모든 분은 이미 제 '진실'을 들었고, 제 '실력'을 신뢰하기로 했습니다. 남의 과거를 캐느라 낭비한 그 시간만큼 팀장님의 비리 증거는 더 선명해졌더군요. 감사실에서 곧 호출이 갈 테니, 그때는 제 이름이 아니라 본인의 죄목에 대해 고민하시죠."
박 팀장은 멍한 표정으로 서류를 받아 들었다. 자신이 휘두른 회심의 칼날이 이미 상무가 스스로 열어젖힌 진실의 문 앞에서 허무하게 꺾여버린 것을, 그는 뒤늦게 깨달았다.
준우는 상무의 뒷모습을 보며 미소 지었다. 비밀을 스스로 공개함으로써 그것을 더 이상 약점이 아니게 만든 리더. 젊은 육체보다 더 강력한 '정면 돌파의 지혜'가 사무실을 압도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