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막글 2

윤오영의 ⟪봄⟫을 곁들이며.

by 우물 안 개구리




날이 제법 따뜻해졌다. 얼굴에 부딪혀 오는 바람의 온도가 쌀쌀맞게 느껴지지 않는다. 창밖을 바라보니 옷차림도 한껏 가벼워져서 다들 알록달록하다. 지금은 2월 말인데. 그래도 겨울은 겨울이라는 잔소리에 패딩을 집어든다. 차가운 음료를 마시면 어김없이 재채기가 나온다. 그러네, 춥네. 아직은 때가 아닌가 싶어 고개를 갸웃하게 된다.


그러나 피부에 스며 오는 햇살부터가 따스한 걸 보면, 봄이 오는 걸 속일 순 없다. 마음 한 켠에 새싹이 움트는 걸 느낄 수 있다. 이렇게 매년 맞이하는 봄이지만, 설레임을 가질 수 있는 건 어쩌면 봄이라고 해서 다 같은 봄이 아님을 알기 때문이 아닐까. 가지각색의 봄 그리고 그것의 유한함. 그래서 더 아름답고 찬란하다는 것을 윤오영의 ⟪봄⟫에서 배웠다.


"생활에 따라서는 인류 역사 억만 년의 봄이 다 내 몸에 간직된 봄이요, 생각에 따라서는 잊지 못할 뚜렷한 봄이란 또 몇 날이 못될 것이다. 그러므로 오래 세상에 머물러 봄을 여러번 보는 것이 귀한 게 아니라, 봄을 봄답게 느끼고 지나온 모든 봄을 회상하며 과거를 잃지 않고 되새기는 것도 우리의 생활을 풍부하게 해 줄지언정 섭섭할 것은 없다."


겨우내 젖어 있던 온몸을 햇볕 잘 드는 곳에 뉘어 말려주겠다는 마음으로 이 계절을 보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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