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괜찮다고 말하면 달라지는 것들⟫

완벽주의자에게 완벽주의자가

by 우물 안 개구리



실로 오랜만에 롤러코스터를 탔다. 정점에서 매달려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몇 초간에,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분하는 지혜를 얻을 수 있었다. 물리적으로 그저 몸을 맡긴 채 무얼 하는 것이 아니라, 마냥 어떻게 되기를 기다리는 신세가 되어보니 처절하게 느끼는 바가 있었던 것이다. 그전까지 나는 여느 완벽주의자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완벽주의자는 주어진 일들을 끌어안고 놓아주지 않을 뿐 아니라 주변의 모든 일이 자신의 것 같은 사람이다. 그렇기에 언제나 두 손엔 할 일이 가득하고, 그것을 끝내기 위해 약을 달고 살며, 그 순간에도 일을 처리하고 실수는 없는지 보고 또 보는 만전을 기한다. 마치 타들어갈 것을 알면서도 뛰어드는 불나방 같이.


그 배경에는 항상 불안이 존재했다. '내가 이번에는 과연 잘할 수 있을까'하는 물음표가 언제나 뒤따라 온다. 헤드라이트를 갈겨대는 뒤차처럼 미친 듯이 압박을 해오는 때도 적지 않았다. 어느 날 이러다 숨 막혀 죽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구원처럼 만난 게 이 책이었다.

저자 세라 퀴글리(Sarah Quigley)와 메릴린 시로여(Marilyn Shroyer)는 자신들의 경험은 물론,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불안과 두려움이 엄습했을 때 대처하는 여러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1부 '불안과 마주하기'에서는 우리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불안과 두려움이 무엇인지에 대해 다룬다. 이로써 독자들로 하여금 어떤 상태에 놓여 있는지 스스로 돌아보게끔 하고, 마음을 갉아먹는 감정의 실체를 밝혀 이 또한 하나의 흘러가는 생각에 불과하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게 도와준다.

2부 '불안한 감정 느끼기'에서부터는 본격적인 실천 방식에 대해 선보였다. 힘들 때 호흡으로 나를 다스리는 법, 용기를 가지게 하는 일주일 계획표, 중간에 포기하고 싶을 때조차도 포기하지 않고 걸어가는 법 등으로 크고 작은 위기를 어떻게 헤쳐나가야 하는지 알려준다.

마지막 3부에 해당하는 '나를 변화시키기'에서는 실수・실패와 함께 가는 법, 인정 욕구 내려놓기 등 2부에서보다 좀 더 적극적으로 행동하기를 권하고 있다.


편집된 내용의 순서는 위와 같지만, 이미 책에 저자가 밝혀놓았듯 목차에서 지금 자신의 상황에 맞고 끌리는 주제를 선택해 그 페이지부터 읽는 법도 나쁘지 않다. 해당 내용을 필사하며 일상에 불어닥친 폭풍우가 흘러가기를 기다리는 것도 한 방법이다.(나는 종종 그렇게 하고 있다.) 실은 두려움에 맞서라고 할 때도 있고, 어떤 때는 두려움을 벗어날 법은 없으니 친구가 되라는 식이다 보니 이론적인 측면에서 봤을 땐 모순적인 면이 없지 않아 있다. 그러나 이 역시 달리 생각해 보면 내 상황에 맞는 유연한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실용・실천성은 잃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올해 평가원은 수능 국어 화법과 작문 마지막 지문을 통해 완벽주의에서 탈피하는 세 가지 방법을 제시했다. 타인의 평가에 기대지 않고 나 스스로를 수용하는 '인지적 유연성', 주변 사람들에게 힘듦을 털어놓고 지지와 격려를 받는 '사회적 지지 추구 행동', 걷기와 같은 신체 활동이 그에 해당한다. 여기에 하나 더, ⟪괜찮다고 말하면 달라지는 것들⟫의 목차를 펼쳐 한 문장씩 마음에 담아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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