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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나무 숲

자작나무 이야기

빼곡하게 들어선 하얀 수피의 자작나무 숲이 경이롭다.

또한 그 숲이 뿜어내는 청량감, 순백과 연초록의 조화로움이  신선한  이국적 감흥을 불러일으킨다.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숲은 이러한 특별함으로 관광상품화에 성공한 지역이다. 나는 생업상 프로젝트 관계로 계절마다 이곳을 찾지만 이때쯤의 계절이 내 발길을 더 붙잡는 것 같다.


시베리아 원산의 자작은 추위에 매우 강한 나무이다. 그래서 남부 시베리아 수백 킬로 지역이 자작나무숲의 연속이란다.


자작은 극한의  저온을 견뎌내는 나무에 속한다. 연구결과 영하 100°c를 견딜 수 있는 경이로운 나무로 밝혀졌다.  그 원인 중 한 가지를 하얀 수피에서 찾고 있다. 실험에서 수피를 검은색으로 처리했을 때는 동해를 입어 고사했다고 한다.


또한 그 수피는 백색바탕에 유지성분의 피막이 있고 은빛의 광택이 난다.

따라서 1천 년을 버티는 내구성으로  고대유적의 고분 속 기록재료로 사용되었을 정도이다.


자작에서 천연약재 자일리톨을 추출하여 오래전 상품화 한 것은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초봄에는 수피를 뚫어 수액을 받아 음용할 수 있다. 또한 같은 자작나무과인 물박달나무에서는 고로쇠보다 약성이 더 좋은 수액을 채취할 수 있다고 한다.


냉, 한대지방에서 자생해왔고  그지역들에 흔한 나무이다 보니 자작은 그곳 민족들의 삶 속에 깊숙이 깃들어 있다.  그래서 그곳 주민들의 신앙의 대상이 된 것은 물론이다.


하지만 우리에게 자작은  익숙하고 흔한 나무가 아니다. 해발 수백 미터 이상 고지대의 서늘한 지역에 적합한 나무이다 보니 강원도 등 일부에  군락지가 있을 뿐이다.

그러한데도 자작수피의 희고 이색적인 특성으로 인하여 그동안 조경 등 경관수종으로 많이 보급되어 왔다.


안타깝게도 온난한 저지대에서 자작은 병충해에 아주 취약하다. 또한 연한목질과 천공성 해충피해 때문에 많은 개체가 강풍에 넘어가고  고사하고 만다.

더욱이 한때는 강원도 전방지역에서 하얀 수피에 의한 야간시선 교란문제로 군작전 상 많은 수를 제거하기도 하였단다.


 이러한 여러 가지 이유들로 인하여 우리에게 자작나무 숲은 흔한 풍경이 아니다.

그래서 이렇게 성하의 계절에  초록빛 숲 속에서 흰빛 자작나무 숲이 특별하게 다가오고 신선함을 느끼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 할 수 있다.


 하얀 나무줄기를 주제로 사계절마다 각기 다른 풍광을 자아내는 자작나무 숲은 분명히 경이로운 자연의 선물이다.

따라서 조금은 낯설고 그 때문에  이국적인 하얀 자연의 색깔을 감상하려는 탐방객의 발길은 아마도 계속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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