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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사  이야기

중년의 수험생활

 공식 나무의사가 되었습니다. 안도감과 더불어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는 비장함이 엄습합니다. 그동안 나무의사가 매듭 되지 않아 수년간 개인적 타 목표들이  미뤄지고, 흐트러지고, 방치 됐던 기분입니다.


수험스트레스 기간 중에 멀어졌던

브런치 작가와  자연과학세상  포털참여, 테마여행 등에서  자유로움을 얻은 것 같아 마음이 놓입니다.

이제 조경기술인으로 수목분야 임상경력 20년의 나무의사가 되었습니다.

.......   ......................  ...........

참 먼 길을 돌아온 기분입니다.

나무의사를 향한 막연한 관심이 저를 고난의 길로 향하게 한 것 같습니다.

5년 전, 나무의사제도가 국회를 통과 입법화 되었습니다.


산림청의 소나무재선충 1년 예산이 1천억에 이르고 대도시 가로수가 도시임업의 범주에 들어온 상태입니다. 또한 공동주택과 현대도시공원의 급속한 양적 확대는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수목관리 필요성을 촉발시켰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조경, 산림, 원예업계등에 망라될 최고의 전문직 자격증이 신설됐음을 의미합니다. 또한 기후변화와 생태보전등이 관련되고 업계의 1종인가 필수요건의 전문, 자격증인 관계로 관심이 폭증한 상태였습니다.


[snu양성교육 1기에는 최연소 24세 s대 농생명 대학원생부터  최고령 79세 상지대 명예교수(솔잎혹파리 권위자)까지 함께 교육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연령대는 5, 60대가 가장 많았습니다.]


우리네 장년층에서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아마도 이유는 노스탤지어 같은 자연회귀본능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자격증으로 보인 듯합니다.

그중 일부는 목표를 향해 앞만 보고 살아왔던 직장 은퇴자들이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퇴직 후  목적 없이 일상을 보내다가 자연친화적 자격증에 새롭게 목표를 정한 경우도 많았습니다.

물론 고수익을 위해서는 수년의 임상경험을 요하는 직종인데도 이론적 실력자들의 진입은 열려있기 때문입니다.


저도 생업상 나무의사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다행히도 snu. 1기  양성과정에 선발되어 주말반 교육을 받게 되었습니다.


3개월 동안 관악캠퍼스를 오가며 기대감 충만으로  이수할 때까지만 해도 막연한 자신감이 있었지요.

저뿐만 아니라 업계의 유수한 전문가들인 동기생들도 첫회 시험에 큰 기대를 거는 심정은 마찬가지였습니다.


막상 몇 달 후 치러진 나무의사 제1회, 1차 시험에서 탈락하고 말았습니다.

 기사시험까지만 했던 저희 경험으로는   처음 접하는 높은 수준의 시험 난이도에 질려버린 상태가 되었지요.

 또한 역동적인 일상의 생업특성은 온전히 시험준비에 올인할 수 없게 했습니다.

따라서  목표를 무기한 접어야만 되었습니다.


후 2년이란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럴 즈음

우연히 양성과정 동기생들의 합격소식을 듣게 되었지요.  그리고  지인들의 격려에 힘입어 다시 5회 1차에 응시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물론 좀 더 솔직한 심정은 인생 후반기, 언젠가라도 나무의사에 대한 후회를 남기지 않겠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저희 연령대는 50대 후반입니다) 다행히도 이번에는 단번에 1차 시험에 합격하는 행운이 따랐습니다.


1차에 합격하자 다시금 찾아온 자만심의 고질병이 스멀거렸지요.

예전의 식물, 조경기사처럼 혼자 독학하여  2차를 합격해 보겠다는 자만심의 망령 바로 그것입니다.


예상됐듯이 두 차래의 2차 시험을 과락 가까운 저 득점으로 공허히 패스시켰습니다.

귀한 시간만 흘려보낸  시행착오의 기간이었습니다. 다만 나무의사 2차 시험의  독학은 힘들다는 것을 깨닫는 계기가 되었지요.


이제는 지체 없이 각종특강을 찾아다녔습니다. 카톡 스터디도 결성하여 적극 참여했네요. 그 결과 시험의 맥락을 분명히  잡을 수 있었습니다.  


후 두 번의 2차 시험에서는 아깝게도  평균 1~2점 차로 연속 고배를 마셨습니다.  나는 아쉬운 탈락의  큰 이유로 나의 고질적 악필과 너무 느린 필체에서 비롯된 시간부족으로  분석했습니다.  


 시간부족 해결을 위한 신속한 글씨체의 습득이 절실히 요구되었습니다. 그래서 간결, 명확한 필체를 개발하고 항상 연습하기로 했습니다. 필체영상도 찾아보고

볼펜도 수십 개를 사용했네요.


이제는  2년의 기간이 또 지났습니다. 따라서 장담할 수 없는 1차 시험을 다시 봐야만 했습니다.

세부적 학습량이 많고 고난도 선다형 1차 시험이 가로막고 있었기 때문이지요.


그때 주로 듣게 된 격려의 말이 생각납니다. "포기하지만 마세요. 그러면 언젠가는 합격하게 될 것입니다. "

시험의 회차가 거듭 될수록 출제문제가 매번 새로운 양상으로 진화 돼 갔습니다. 따라서 난이도가 점점 높아져만 갔지요.


한편 나의 반복된 1차 필기, 2차 서술준비등 길어진 수험생활은 실력이 누적, 향상되는 긍정적인 면도  있었습니다.

물론 맨탈이 흔들려 낙심의 시간도 보냈었지요.   dvd 부분과 각론적 서술능력도 괄목하게 진전되어 합격선의 임계치에 다 달았음을 문득 느끼기도 했습니다.

이제는 나무의사를 포기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른 것 같았습니다.


 바쁜 생업(조경업)은 계속되어야만 했습니다. 시험에 임박하면 열흘정도의 시간을 온전히 할애했습니다. 수험에 집중한 후  9회 1차 시험을 다시 치렀습니다.

그동안 2차 서술시험 준비가 1차에도 분명히 도움이 됨을 느꼈습니다, 특히 병리, 해충 각론과  농약 부분이 그러했습니다.


 다행히 1차를 통과했고  이번 2차에도 동시 합격하게 됐습니다.


돌이켜 보면 나의 경우 여러 시행착오도 겪었지만 그중에서

절대적인 시간확보가 힘들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 지인은 휴직을 하고 충분한  시간을 확보하여 3월부터 10월까지  시험에 올인하였습니다. 그렇게 집중한 관계로 1차를 합격하고 그 여세를 몰아 2차까지 동시 합격하는 경우를 봤습니다.


반면에 양성과정 동기생인 산림청 간부츨신은 얼마나 공사다망한지  최근까지도 1차 시험장에서 만난 적이 있었습니다. 그분도 시간확보와 집중하는 면에서 어려운 듯했습니다.


나 역시 생업을 병행해야 하는 수년간의 수험생활은  녹녹지 않은 기간이었습니다.

평일에는 dvd 준비 정도로 만족해야만 했습니다. 수목도감과 병ㆍ해충 온라인 사진자료들을  1천 개 정도 휴대폰에 저장해 놓고 수시로 익혔습니다.


시험 전 삼 개월 즈음에 이르러 밤과 새벽, 집중모드에 돌입했습니다. 그리고 시험약 열흘 전부터 생업을 손 떼고 온종일 서술준비 등에 집중하였습니다.  

수험기간 중 멘틀관리는 중요하다고 봅니다. 특히 장기간 막막해 보이는 시험을 준비할 때는  더욱 그러한 것 같습니다.


 따라서 걷기, 등산등 규칙적이고 자신에게 맞는 건강관리를 해야만 합니다.  온전한  체력관리는  건전한 맨탈과 직접 결부되기 때문입니다.


나의 경우 하루 한 시간 정도는 호숫가 둘레길에서 빠른 걷기 운동을 하였습니다.

걷는 동안 시선은 멀리 호숫가를 조망하며  눈의 피로를 풀었습니다. 또한 많은 암기사항들을 점검하는 시간이 되기도 했지요.


 걷기는 신체의 각 부분을 활성화시키고 면역력을 증가시키는 등 유익한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더불어 정서를 안정시키는 순기능까지 있다고 전문가는 알려줍니다.


 선택과 집중은 난해한 시험 합격의 지름길이라고 생각됩니다.

 또한 시험은 자신과의 외로운  싸움입니다. 따라서 정보 교환은 물론 서로 격려를 주고받을 수 있고 열린 대화의 장이 있어야 합니다.  카페참여, 카톡스터디, 특강 등의 적극적인 활용은 그래서 꼭 필요하다고 봅니다.


학습 방법론에 있어서는

ㆍ친숙한 자신의 말로 잘 정리된 키워드 노트는 서술형 준비의 핵심이라고 생각됩니다.


나의 경우 병해, 충해, 비생물 그리고 외과치료, 농약 부분등 모두 합해 주요 130개 항목을 1페이지 이상 정리, 암기했습니다.

예를 들어  한 문장을 대표 한 글자로 축약하는 암기법을 주로 사용했습니다.


나무의사는 기술사 시험과 달리

서술의 논리와 더불어 꼭 필요한 키워드의 언급으로 득점하는 서술시험이기 때문입니다.


ㆍ농약 부분을 정리, 확실히 이해해 놓으면 1, 2차 전략파트가 됨을 경험했습니다.


ㆍdvd는 도감, 카페활용 낮은 산님  실전문제등  세밀한 동정포인트들을 편집,  비교 숙지 했습니다.


ㆍ2차 서술에서 가능한 도표나 그림을 삽입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이번에는 마른 우물 공법, 매개충 생활환등 5종을 삽입했습니다.


ㆍ수험서는 주요 기본서 한 권씩만 구입했습니다.(수목생리학, 토양학, 수목병리학, 수목해충학, 수목관리학, 농약학, 수목도감, 병해충도감, 수목의학, 산림보호학, 관계법률 등)

다만 카페자료등 방대한 온라인 자료들은 업로드 즉시 선별, 저장, 활용했습니다.


이제야 공식 나무의사가 되었습니다. 안도감과 더불어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는 비장함이 엄습합니다. 그동안 나무의사가 매듭 되지 않아 수년간 개인적 타 목표들이  미뤄지고, 흐트러지고, 방치됐던 기분입니다.


나의 브런치 작가와 자연과학세상 포털참여, 테마여행 등, 관심분야의 목표추진에서 자유로움을 얻은 것 같아 마음이 놓입니다.


이제 조경기술인 경력으로 수목분야  20년의 나무의사가 된 것입니다.  백세시대에 인생 후반기를 담담하게 준비하고자 합니다.


그동안  나무의사 카페에서 여러분들의 많은 도움을 받기만 한 것 같습니다.  혹시나 평이한 저희 합격수기가 목표를 향하는 단 한분에게라도 도움이 된다면 다행으로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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