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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 시민되기

정신문화 고양

시간이 걸리고 인디언의 말타기 처럼  몸과 영혼의  결합을 위해 잠시 기다려주는 속도조절이 필요하더라도 물질문명속도에 정신세계를 맞춰가야만 한다. ᆢ



사람들은 누군가가 좋은 상황과 좋은 결과에 이르면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고 긍정적  원인을 찾는다.

반면에 궁박한 상황에 처한다면 사람들은 냉소를 보내고 부정적 이야기만 한다.


전자의 예로써는 세계적 석학, 제라드 다이아몬드의  최근, 한국에 대한 평가가 있다.  그의  명저 "총, 균, 쇠"에서  인류의 지역 간 발전편차를 명쾌하게 정리한 그는  "한국의 오늘날과 같은 단기간의 선진국 진입은 수천 년의 화려한 불교문화, 금속활자, 수백 년 전 세종대왕의 한글창제와  조선실록 같은 기록문화를  보유한 민족임으로 가능하였다"라고 그 이유를 밝혔다.


후자의 궁박한 상황에서는 어떻할까.

 한 적합한 예가 다.

한국전쟁 직후 한글학자 한갑수선생은

군인신분으로 미국유학을 했다. 공개된 강당에서 각자 모국을 소개하는 기회가 있을 때였다.


한국을 거의 모르고 전쟁고아와 폐허만 기억하는 서양인들 앞에서 한국을  소개할 때였다. 세계에서 가장 창의적이고 유일하게 창제된 고유문자 한글을 가지고 있다는 취지의 연설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러자 청중이 웅성였고 냉소적 분위기를 직감하여 그 이유를 설명하느라 진땀을 흘렸다고 회고하였다.


세계무역기구는 이미 수년 전 한국을 만장일치로 선진국 대열에 올려놓았다.

그리하여 세계에서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개도국을 원조하는 유일한 나라가 된 것이다.


우리의 위상이 그래서인지 우리가 일상에서 느끼는 사회전반의 변화는 선진국 같아 보인다. 나는 업무상 공공시설건설을 주로 접하게 되는데 참으로 변화가 대단하다. 국민의 세금이 사회 곳곳에 많이도 투입된다는 것을 피부로 느낀다.


얼마 전 서울종로 궁궐옆 가회동 골목길을 올라가며 놀랐다. 수십 년 전 달동네 같던 이곳이 이렇게 카페와 화랑이 즐비한 파리 몽마르뜨나 도쿄의 한 카페거리 같이 세련된 장소로 변모 돼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나의 군시절 추억이 서린 삼십 년 전 묵호등대 언덕길도 변화가 대단했다. 다닥다닥 판잣집 언덕길이 아름답게 정비된  명소가 되어 지중해를 조망하는 산토리니 카페언덕 못지않은 바다뷰를 즐길 수 있었다.


요즘은 모든 도시가 단장 돼  있다. 뒷골목 자투리 공유지에 만들어지는 쌈지공원, 뒷산 산책로 오솔길 등 수억, 수십억 원이 투입되어 조경수와 목재데크, 정자, 고가의 체육시설이 즐비하다.


골목길과 인접한 손바닥만 한 자투리 사유지도 주인이 원한다면 무료로 예산을 지원하여 데크를 깔고

오브제를 설치하고 정원수를 심어 준다.

요즘은 사거리마다 설치된 대형파라솔 그늘막과 이에  더하여 수시로 펴고 접고 관리하는 매뉴얼 또한 놀랍다.


그리고 한국의 환승교통카드와 서울의 교통시스템은 다른 나라의 벤치마킹 대상이 된 지 오래다. 핸드폰 사용자를 배려한 횡단보도 바닥 엘이디 출발라인이 매우 배려심 있어 보인 듯하다. 대륙의 여자유학생이 감탄의 눈물을 흘렸다는 글도 보았다.


그리고 전문가들은 그동안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한국제품의 모든 품목이 세계적 수준에 올라와 있다고 평가하였다.

사회전반의 하드웨어는 분명히 선진국 반열에 올라 있음이 확실해 보인다.


그렇다면 우리의 정신세계에 자리한 사회만족도도 이에 걸맞은가 이다.

이는 그리  녹녹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아마도 그동안 후진국, 개도국을 지나오며 주변강대국들, 선진국들 틈바귀에서 비롯된 부정적 습성이 아직 남아있다.  스스로의 비하감, 저평가 근성 그리고 코리아 디스카운트 영향이 여전히 우리의 정신세계에 똬리를 틀고 있다.


물론 후진적 정치인 의식 수준과 우리 사회의 보수, 진보의 깎아내리기식 상대비판 대립영향 그리고 아직도 덜 정비된 복지, 사회 안전망 등이 그 이유라고  볼 수밖에 없다.


하지만 밖에서 보는 대한민국은 현대사회에 들어와 사실상 유일한 선진국반열에 올라온 국가로 인정받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첨단사회 시스템과 더불어 세계가 주목하는 한류문화강국이 되었다.  이러한 물질문명과 문화,  그리한 이미지에  맞는 선진국 자존감을 가질 시기가 되었다고 본다.


그것이 시간이 걸리고 인디언의 말타기 같은 몸과 영혼의  결합을 위해 기다려주는 속도조절의 시간이 필요하더라도 물질문명속도에 정신세계를 맞춰가야만 한다. 특히 후진국, 선진국을 모두 살아온 우리 같은 기성세대가 그렇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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