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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대자동차 Jan 25. 2024

차라고 같은 차가 아니다
전기차가 가져다준 일상의 변화


안녕하세요. 앞으로 전기차 한 달 살기 이야기를 들려드리게 될 ‘H’라고 합니다. 그래도 첫 만남이니 인사는 해야 할 것 같아서. 나이는 40대 초반, 어린 아이 둘 있는 평범한 가정을 꾸린 유부남이죠. 아, 그리고 자동차 감성의 원천은 엔진으로부터 나온다고 믿는 내연기관차 애호가입니다. 그래서 아이오닉 6와 함께 한 달을 지낼 기회가 생겼을 때, 마음 한켠에는 은근히 이런 생각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전기차라고 별 거 있나? 전기로 굴러가는 (감성이라고는 없는) 자동차일 뿐이잖아.’
 
전기차든 내연기관차든 일상을 보내는 이동수단으로서의 본질에는 변함이 없으니까요. 하지만 아이오닉 6와 함께 한 달을 지내면서 이런 생각은 크게 뒤바뀌었어요. 전기차와 함께하는 동안 찾아온 일상, 그리고 생각의 변화는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컸습니다.


요즘 같은 겨울철, 예전 같았으면 예열을 위해 지하주차장에서 단 1-2분 정도라도 공회전을 해야만 했습니다. 물론 요즘은 공회전 없이 서행하는 것만으로 충분히 예열 효과가 있다고 하지만, 저로서는 아주 잠깐이라도 예열을 해야만 차를 아낀다는 기분이 들었던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지하 주차장에서의 공회전은 모두에게 민폐가 될 수 있기에 눈치가 보였었는데, 전기차는 그럴 필요가 없었습니다. 알고 있던 사실이긴 했지만, 아는 것과 직접 경험하는 건 천지 차이더군요. 예열 없이 차에 올라타 바로 출발하는 과정을 직접 경험해보니 요즘 같은 겨울에 이런 전기차의 장점이 얼마나 큰 지 깨닫게 됩니다.




차에 타고 출발하기까지의 과정이 훨씬 신속하고 편리해졌죠. 약간의 차이지만 하루의 시작을 더 간결하고 스트레스 없게 만드는 이 작은 변화는 저 같은 직장인에게 있어 제법 큰 혜택이었습니다.




아, 소소한 단점도 있긴 하더군요. 눈이 잔뜩 오는 날이면 엔진의 열로 보닛에 쌓인 눈을 금방 녹일 수 있었던 내연기관차와 달리, 엔진을 품고 있지 않은 전기차는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보닛의 눈이 저절로 사라지지는 않았습니다.




차 앞뒤로 소복이 쌓인 눈을 치워야 할 때도 있었지만, 아이오닉 6는 가끔 쌓인 눈을 가만히 내버려두고 싶게 만들기도 합니다. 특히 근사하게 말려 올라간 리어 해치라인 끝단과 리어 스포일러를 더한 후면 디자인은 한옥의 처마를 닮은 것 같기도 했어요. 눈 쌓인 뒷모습이 근사하게 느껴지기도 하더란 말이죠.



반대로, 퇴근 후 집에 돌아와 주차를 하고 난 뒤에는 좀 더 게으름을 피우게 되기도 합니다. 보스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이 전하는 음악을 들으며 집에 도착한 뒤, 차 안에서 그 여운을 즐기는 거죠. 주차장에서 공회전을 할 필요 없으니 마음 놓고 시동을 켠 채 음악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업무 스트레스를 말끔하게 씻어내고 집에 들어가기 위한 일종의 정화 과정 같았죠. 소음 없이 고요한 나만의 음악 감상실은 전기차가 아니면 상상하기 힘듭니다. 




덕분에 주차장에서 릴렉션 컴포트 시트를 눕히고 음악 2~3곡 정도는 더 듣고 내리는 것이 일상이 되었습니다. 내연기관차를 탈 때에는 상상도 못하던 일이었습니다. 차에서 음악을 듣는 거야 다른 차에서도 충분히 가능하지만 엔진음과 진동이 실내로 들이치는 내연기관차에서 음악을 듣는 것과 전기차에서 조용히 음악을 듣는 것은 생각보다 큰 차이입니다. 온전히 음악에 몰입하게 만드는 정숙성, 그로부터 몰려오는 마음의 평안은 오직 전기차 오너만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이죠.




게다가 아이오닉 6의 실내에는 포근한 매력이 있습니다. 넓고 안락한 실내는 주행 피로도를 줄여주고 쉴 때는 편안한 휴식 공간이 되어주기도 합니다. 단순한 이동수단의 개념이 아닌, 집처럼 편안하게 쉬고 생활할 수 있는 ‘움직이는 거주 공간’의 역할을 수행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거죠. 덕분에 회사에서도 점심시간에 잠깐 짬을 내 차에서 망중한(忙中閑)을 즐기곤 합니다. 음악을 듣거나 큼직한 디스플레이로 영상을 감상하며 나만의 휴식시간을 갖는 게 가능했습니다. 차 안에서 누리는 잠깐의 휴식 덕분에 업무 효율도 전보다 더 높아졌고요.




전기차를 처음 만나면서 가장 걱정되던 부분이었습니다. 번거로운 충전의 과정을 감당할 수 있을까 하는 문제 말이죠. 아파트에 충전 시설이 있어서 일부러 충전소를 찾아가야 하는 귀찮음은 덜어낼 수 있었지만, 어쨌거나 꽤 긴 시간을 기다려 배터리가 충전되길 기다리는 과정이 ‘원할 때 바로 이동할 수 있어야 한다’는 자동차의 본질을 해치는 것 아닌가 하는 불만이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아이오닉 6로 충전을 경험해보니 이게 꽤 재밌게 느껴집니다. 딱히 번거로울 것도 없어요. 아파트 전기차 전용 주차 공간에서 충전 플러그를 꽂고 집으로 올라가면 그만입니다. 오히려 일부러 기름이 떨어질 때마다 주유소를 갈 필요가 없게 됐으니 불필요한 이동을 조금이나마 덜어냈다고도 볼 수 있죠.




게다가 충전이 완료되면 스마트폰으로 전송되는 완충 메시지는 왠지 모를 심리적 만족감을 가져다줬습니다. 스마트폰이 완충되면 괜히 마음이 풍족해지는 것처럼 말이죠. 기름을 가득 채워도 비슷한 기분이긴 하지만, 완충까지 드는 비용을 생각하면 전기차 쪽이 훨씬 만족도가 높았던 것 같아요. 블루링크를 통해서 충전 상황을 살펴볼 수도 있고, 나갈 일이 있으면 충전을 중단하고 미리 히터를 틀어 실내를 따뜻하게 데우는 것도 가능하니 이만큼 편할 수가 없습니다.




전기차와 한 달을 진득하게 보내는 동안, 많은 것이 바뀌었습니다. 전기차는 아직 시기상조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왔던 저에게 추운 겨울 날씨속에서 경험한 전기차의 신속성, 편안함, 편리함 등 여러 요소는 내연기관차 애호가인 저의 생각까지도 바꿔버릴 만큼 매력적이었습니다. 직접 경험해야만 발견할 수 있는 전기차의 수많은 매력들, 저는 앞으로 또 어떤 것들을 발견하게 될까요? 다음에 계속 이어질 저의 전기차 한 달 살기 이야기를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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