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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우 Jun 12. 2021

여유

복잡함을 피해 달아난 금요일 오후

오랜만에 오후 반차 내고 아이와 함께 보내게 되었다. 스쿨버스 마중 나가서 아이를 기다린다.  시간은 묘한 설레임이 있다. 스쿨버스가  길을  번이고 돌아본다. 주위의 정적도 마음껏 즐겨본다. 스쿨버스에서 내리며 깜짝 놀라는 아들 표정에 행복하다.


아들녀석이 학교 다녀와 마당에 있는 앵두를 따 먹는다. 요즘은 매일 앵두를 따먹는다고 한다. 뒷마당의 산딸기는 동네 새들에게 선수를 당했다. 얼마전 사슴벌레가 나와서 잡아서 아이에게 보여줬더니, 정작 내겐 징그럽다는 말 한 번하고 시큰둥하더니 엄마한텐 나중에 자랑했다고 아내에게 들었다. 곧 열매가 익을 블루베리 두 그루도 온전히 아들의 몫이다.


어린시절 시골에서 살던 나의 기억들처럼 지금의 추억이 아들에게 좋은 양분이 되었으면 좋겠다. 평화로운 금요일 오후였다. 가끔 이런 시간도 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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