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 잠든 탓에 새벽에 눈을 떴다. 마당의 풀을 정리하다 물린 모기 자리가 간질간질하다. 방문을 여니 새벽의 시원한 공기가 바닥부터 확 진동한다. 전원생활의 가장 큰 장점이다. 이 시원한 공기.
새들은 아침부터 바쁘다. 새벽 매미의 울음엔 날카로움이 없다. 고개숙여 행여나 방해될까 긴 울음을 자아낸다. 바람은 아니지만 다시 또 새벽 공기가 한웅큼 들어온다. 참지못해 일어난다. 거실 바닥, 시원하다. 무심코 내딛은 걸음을 다시 천천히 음미한다. 뒷꿈치부터 도톰한 발가락들이 하나씩 바닥을 토닥거리게 걸어본다. 시원하다. 고요하다. 내 발가락부터 폐속까지 안정된 느낌이다.
지난밤엔 아이가 아파 밤새 잠을 설쳤다. 시간맞춰 약 먹이고 몸 주물러주며 거의 뜬 눈으로 보낸 지난밤이 오늘 잠을 달게 했다. 어제의 전쟁이 거짓같은 오늘의 잔잔한 새벽이 감사하다. 고무공 튀듯 마당을 노니는 새들을 보며 웃는다. 곤히 잠든 아이 얼굴에 또 웃는다. 감사한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