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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우 Oct 01. 2021

시도

D+1

'이걸 어떻게 하지?'라는 생각보다 결정을 먼저 해버린다. 장점은 나태함을 쉬이 걷어낼 수 있고, 단점은 과거의 내게 화를 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좋은 선택보다는 선택이 최선이 되도록 노력하는 게 더 현명하기 때문이다. 


보통 가장 어려운 것이 시작이다. 성향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난 마무리 안된 일을 보고 있지 못하니, 시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사람의 생활도 관성이 있어 새롭고 익숙하지 않은 것은 본능적으로 거부한다. 호의적으로 표현하자면 일종의 방어기제 같은 것인데, 우린 새로움을 밀어내기 위해 하기 힘든 이유를 많이 만들어낸다.


새로운 시도를 하게 되는 이유는 척력과 인력으로 나눌 수 있다. 물리학에서 척력은 서로 당기는 힘이며, 인력은 미는 힘이다. 개인의 취향이 맞물려 척력을 가진 시도는 비교적 진입이 쉽다. 애초 척력에 기반한 시도는 과정 역시 즐겁다. 그러니 결과가 좋지 않아도 큰 실망이 없다. 인력으로 시작하는 시도는 내게 꼭 필요하긴 하지만 하기 싫은 일인 경우가 많다. 그럴 경우엔 계약, 페널티와 같은 강제 사항을 끌고 시작한다. 내적 동기가 외적 동기로 변질될 우려가 있긴 하지만, 결국엔 일을 끝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생각해보면 인생에서 발전이 이루어지는 시점은 대개 '새로운 시도'에 의해서 대부분이다. 그리고 그 '새로운 시도'는 무모함을 전제로 한다. 그 무모함은 용기와 노력이 있어야만 가능해진다. 맞물리는 모든 것들을 고려하다가는 언제 시작할지 모르니, '에라, 모르겠다'가 차라리 좋은 방법이라고 결론을 내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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