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어느 햄버거 가게.
딸아이가 맛있게 세트 메뉴를 음미하는 동안 아이는 홀로 음식을 먹는다. 엄마 시선의 밖이다. 아무 생각하고 싶지않아 스마트폰을 주머니에 감금한 탓에 우연히 이 아이를 볼 수 있었다. 애가 부담스러울까봐 맞은 편에 앉은 난 최대한 눈을 마주치진 않았다. 아이는 혼잣말을 하거나 엄마에게 기대기도 하며 관심을 바랬다. 10여분이 지나 엄마는 폰을 내려두고 드디어 아이에게 말을 건다.
"빨리 먹어."
목이 메인 건 오히려 나였다. 서둘러 콜라를 마신다. 엄마가 내려놓은 폰엔 카톡 잡담이 그득하다. 이내 다음 카톡이 울리고 엄마는 다시 폰을 든다. 일곱살 남짓으로 보이는 이 여자아이는 훗날 누군가를 만난다는 것 자체가 큰 모험이 될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