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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의자

by 박지선


모르긴 몰라도 나보다 오래된
증조할머니 정도 되었으려나

나날이 새로움으로 가득 차는데
너 하나만은 자리를 지키고 있네

뿌리내린 나무는 몸짓을 키우는데
너는 무생물 되어 마르고 비틀리고

다리도 짝짝인 채로 몇 십 년을
너 하나만은 자리를 지키고 있네

쓸모없으며 쓸모 있는 존재
네가 내 마음에 들어와 앉아

비틀거리는 두 다리 위
내가 너의 딱딱한 몸에 앉아


파란 심장에 물 한 방울 떨어뜨리며
괜찮지 않아도 괜찮다고 하는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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