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선 끝에, 우리

관계의 리듬, 인연의 춤

by 박지선
7. 그 선 끝에, 우리.png


너의 말이

내 심장에 붉은 피 되어 흐를 때

나의 말이

너의 눈을 반짝이게 할 때

우리, 작은 점으로 서로를 당긴다


어디선가 불쑥 마주쳐

산발적으로 찍히는 점들

스치듯 겹쳐지면 하나의 결이고

다시 멀어지면 여백이 된다


숨구멍이 있는 관계는

오히려 아름답다


아름다움은

끝내 벗어날 수 없는 법

원함에 원함은

허공 위로 선을 길게 늘인다


그 선은 리듬이 되고

한 올의 숨결처럼 유영하며


세상 끝까지 곧을 듯하다가 휘어지고

끊어질 듯하다가 솟구치며

끝내는 우리를 다시 데려온다


머무르며 침잠하기도

뛰놀며 떨림에 젖기도 하며

너와 나는

그 선 위에 존재한다


상처의 붉음으로

우정의 푸름으로

각자의 색으로

조심스레 걸음을 남긴다


다름을 껴안으며

닿을 듯 말 듯,

우리는 선을 그리며

서로를 향해 간다


그 선의 리듬은

인연이 되고

마침내 춤이 된다


끝내 알게 되리라

곁에 두고 싶은 마음이었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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