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의 여신이 이끄는 재생의 서사
우여곡절 끝 떠나온
그 길을 불살라 버려라
다시는 돌아갈 수 없게
새로운 문을 맞이할 수 있게
활활 타오르는 지나온 궤적에
때묻은 영혼도 함께 떠나보내라
번뜩이며 하늘을 뒤덮을 듯한 기세는
수그러들며 재가 되어 흩어질 것이니
한 번의 호흡
고른 숨을 자각하며 생의 의미를 되찾고
한 번의 미소
생명 있는 뭇 존재를 품는 자비로 채색하며
새살 차오르는 벌어진 상처를
가만히 바라보아라
고통받은 과거를 단단히 응축시켜
딛고 선 현재를 느껴보아라
양볼을 타고 흐르는 뜨거움이
발끝까지 다다라 식어가면
대지의 어머니는
원초적 온기로 부활을 고하리니
고요한 의지로 결연하게
깨끗한 몸으로 당당하게
피를 나눈 손을 마주잡은 채
새로운 문을 향해 나아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