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사의 발단, 생명의 시원에서
품는다
어미닭이 알을
품는다
뱃속의 태아를
작은 몸덩이에 품고 품다보니
뻥 뚫린 가슴 어찌할 바 몰라
어두운 밤 달님 곁에 몸을 뉘였더니
괜찮다 괜찮다. 다 괜찮다 하네
거대한 우주의 품속에 있으니
누구나의 첫 집, 자궁이 이랬으려나
온 우주를 유영하고 훨휠 날며
허공에서 자유롭게 춤추다가
아침 햇살이 가슴에 와 꽂히면
어느덧 온전해진 몸을 일으켜
품는다
나의 젖가슴에
품는다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그대를
육신이 녹아내려 사라질 때까지
나는 어쩔 수 없이 품고 품고 또 품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