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 없이 3개 국어를 한다는 것(1)
XX님은 외국어 공부 도대체 어떻게 하신 거예요?
나는 두 개의 외국어를 비교적 편안하게 구사할 줄 안다.
모국어인 한국어까지 더하자면 겸연쩍지만 얼추 3개 국어를 구사한다고도 할 수 있겠다.
외국어 능력자가 발에 차이던 학부시절(어학/상경계열)을 지나, 반대로 외국어 쓸 일이 전무하던 직무를 거쳐, 다시 반대로 구성원의 대다수가 영어회화에 능통하던 어학계 스타트업에서 근무할 때까지만 해도 내게 외국어를 구사한다는 것은 그리 특별한 능력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그러나 몇 년 후, 전혀 다른 업계의 좀 더 큰 회사로 이직을 하고, 더 많은 사람들과 부대끼게 되면서 (때로는 외국어가 필요한 업무도 하게 되면서) 나는 낯선 질문을 듣기 시작한다.
"XX님은 어디서 유학하셨어요?
함께 밥을 먹던 동료가 내게 묻는다.
"어, 맞아. 워홀 같은 거 다녀왔다 했었나?"
옆자리에 앉아 있던 상사도 거든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나는 유학도 워킹홀리데이도 다녀온 적이 없다.
"아뇨. 저 그냥 한국에서 학교 다녔어요."
"진짜요? 그럼 외국어는 어떻게 그렇게 잘하시게 된 거예요?"
"글쎄요. 제가 외국어를 잘하나요……?"
"지난번에 보니까 영국 회사랑 영어로 줌 미팅도 하고, 이번에 새로 온 외국인 인턴분한테는 인수인계도 영어로 다 하고 계시잖아요. 사실 아까 할 말 있어서 XX님 자리 갔었는데, 그거 보고 영어울렁증 도져서 말도 못 붙여보고 제자리로 도망 왔다니까요? 일본어는 더 잘하신다면서요?"
외국어를 못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특별히 잘한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살아온 지난날들이 주마등(?)처럼 눈앞을 스쳐 지나간다.
"아니, 그냥 뭐…… 어쩌다 보니……?"
"에이, 그게 뭐예요. 그러지 말고 공부법 좀 알려주세요."
"그래, 좀 알려줘 봐. 안 그래도 요즘 우리 아들 영어 성적이 영 신통치가 않아서 걱정이야."
어? 나도! 저도요! 저도 궁금해요! 하며 <해외 경험 일체 없이 외국어를 잘하게 된 비장의 공부법>을 어서 토해내라는 아우성을 듣고 있자니 무어라도 실토해야 할 것 같았지만,
"허허. 진짜 없는데……."
정말로 그런 건 없었다.
그게 '공부법'이라면 말이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