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생에 아빠는 처음이라

게임 아이템을 팔아서 돈을 벌었다고? 반띵!

by 밀크티타임

여느때처럼 퇴근을 하고 집에 들어왔는데,

집안 분위기가 무언가 싸했다.


아들 녀석이 유독 눈을 마주치지 않길래

그냥 뭐 안좋은 일이 있었나보다 싶었는데,


와이프가 귀띔을 해주었다.

"게임 아이템을 팔아서 용돈만큼 벌었는데,

예전에 이런 일들 때문에 당신이 혼낸 적이 있어서 얘길 못하고 있어"라고.


그래서 내가 다시 되물었다.

"내가??"


그렇다, 순간 내가 그런 일로 아들 녀석을 혼낸적이 있었나 싶었다.


그러다가 아들 녀석이 초등학교 고학년 즈음의 기억이 스쳐지나갔다.


아들 녀석은 스마트폰이나 PC 게임을 참 좋아한다.


그와 동시에 학교 공부도 웬만큼 하는터라

게임 시간을 엄격하게 제한하진 않는다.


그러면서도 "게임에 너무 빠지면 안된다.

학생인 만큼 공부를 하다가 스트레스를 푸는 용도로 게임을 하면 좋겠다"는

잔소리도 빼먹지 않고 했더랬다.


언젠가 한번은 아들 녀석이 채팅(?)으로 게임 아이템을 교환(?) 거래(?)한다며

자랑스레 얘기했던 적이 있었다.


그때 수만가지 걱정거리들이 훅 지나갔다.


그냥 아이템만 아님 돈만 떼이는거 아냐?

이번에 한번 거래하고 사기당하는거 아냐?

스미싱은 아니겠지?

요즘엔 초등학교 고학년 애들도 몸캠 피싱당한다던데 설마?


그때 나는 나름 차분하게 얘기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나보다.


내가 게임을 즐겨하지 않아서 잘 몰라서 열변을 토해냈나 싶었다.


사실 내 주변에도 게임 캐릭터를 키우거나 아이템을 팔았다는 사람들을 종종 봐오긴 했는데,

내가 그런걸 하지 않으니 덜컥 걱정이 앞선거 같았다.


다시 현재로 돌아와

방에 있던 아들 녀석을 찾아가 스윽 말을 건넸다.


"야, 게임 아이템 팔았다며?

너 용돈만큼 벌었다면서? 대단하다 야~"


"사실 아빠가 예전에 그렇게 얘기했던건..

게임 자체를 잘 모르기도 하고 혹시라도 문제가 생길까봐 걱정이 됐었어.

근데 이제 네가 워낙 꼼꼼하게 잘 확인하고 했을텐데 이야 진짜 대단하다!"


그랬더니 씨익 미소지으며

본인이 어떻게 수익을 창출했는지 신나게 설명하기 시작했더랬다.


나도 아빠의 아들로서 살아오고 있지만,


이번 생에 아빠는 처음이라

아들 녀석을 의젓한 남자로써 인정하고 또 멋지게 자랄 수 있게

버팀목이 되어주고 싶은데

종종 실수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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