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움

by 최서희

질퍽대는 모습이 웃겨
바닥에 널부러져 웃다
웃음의 끝이 울음이 되서야
흔들리는 어깨축이 안쓰럽다

얼굴을 감싼 손바닥이
왜 우느냐 묻는데
질퍽대는 모습을 봐라
웃겨서 운다

먼지 묻은 치마야
일어나 털면 되는 것을
웃겨서 우는 슬픔이야
머리 한번 흔들면 되지 않냐

가을이 되니
여름이 그리운 것이야
다시 겨울이 오면
이 가을도 그리워질텐데

질퍽대는 하루야
거져 삼킨 시간이라 치고
하루쯤 늦게 가면 될 것을
뭐가 그리 웃겨 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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