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는 사람들에 질려서 그늘만 찾아 꼭꼭 숨어들어갔었다.
길을 걷다가도 어깨에 사람이 걸치면 이내 좁은 그늘 속으로 들어가 웅크리곤 했다.
그 때, 생각했다.
내가 공벌레라면 좋겠다.
이럴 때, 공처럼 몸을 굴려 나만의 성을 쌓으면 좋겠다.
누가 툭 칠라치면 떼굴떼굴 굴러가버리게
공벌레라면 좋겠다.
언제 이리 커서 그늘 찾아 숨는 것도 일이 되버렸나
해가 쨍쨍 떠있는 날이면 푸르름 아래 그늘도 차고 넘쳤지만 그 속엔 사람들도 그득했다.
그 긴 시간을 지나 이제는 시끌시끌한 소리로 꽉찬 광장이 좋다.
천상의 노래같다.
조잘거리는 말소리, 버스킹하는 노래소리, 자전거 지나가는 소리, 햇살이 비추이는 소리, 시간이 흐르는 소리, 내 숨소리
거대한 군중 속에 들어오니 오히려 나는 작은 점이 되었다.
일상이 되었다.